무밭에는 무싹이 오른다.

내 마음밭에도 아름다운 싹을 올리리.


오늘 2019를 쓰다가 잠시 주춤하였네.

이 숫자를 한참 안 썼구나.

그 말은 기록에 느슨했다는.

아쿠!


원석연 그림에 이생진 선생님이 시를 붙인 <개미>(열화당)가 도착했다.

책이 나오면 맨 먼저 옥선생한테 보내리라 하신다셨더랬다.

지난 연어의 날에 걸음하셨던 이생진 선생님은

그 책의 마지막 원고를 물꼬에서 정리하고 후기의 첫 문장을 이리 쓰셨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 산골

산[生] 나무 숲속

명상 센터 사이방에서’

이곳은 그렇게 책의 몇 곳에 다시 이름을 올렸더라.

“나무 7-포플러 나무”에서도

‘서로 이웃하며 사는 살림이 보고 싶어/

나무가 많은/ 멀리 산골로 온 것도/

영동 상촌마을/ 까치집 때문이었나’로,

“사람 1”에서도

‘산맥이 안고 가는 마을의 행복/ 더러 울기는 했지만/

그만한 것은 이겨낼 수 있었다/

영동 상촌 대해마을/ 아침 산새 소리/ 하늘을 보다가 까치를 만났다/’

오는 19일 서울 통인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아흔을 훌쩍 넘긴 선생님은

아마도 이 생의 마지막 책이 아니겠냐셨더랬다.

원석연 선생의 그림과 이생진 선생님 시가 만나는 낭독회가 있다.


깜짝이야!

클래식 FM이 흐르고 있었는데,

오프닝 멘트에서 뭐, 익숙한 낱말들이 나온다 싶더니

앗,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라는 문장이 나오고

이어 옥, 영, 경 이름 세자가 나오는데,

그거 내가 쓴 책이고, 내 이름자잖여.

그렇게 또 내 책을 만났네.


이웃 절집에서 낮밥에 참, 그리고 저녁밥까지 먹다.

그곳에 한창 절을 단장하는 작업들,

밥 손을 보태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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