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樂에 굴착기 들어왔다.

올해가 가기 전 2019학년도 굴착기 작업이다.

아침뜨樂의 굴착기 4차년도 계획. 작년이 쉬었으니.

시작은 2015년이었다.

10년 계획으로 명상정원을 만든다 했고 절반에 가깝게 흐르고 있다.

그간 전체 구역을 만들고 겨우 땅이 좀 가라앉았다.

가장자리 측백나무들도 쉬 죽지 않을 뿌리를 내렸다.

3차년도 미궁부터 잔디를 깔았더랬네.


굴착기에 인부 둘도 따라왔다.

아침뜨락 너머 허드렛땅에 비상용으로 심어둔 여덟 그루 측백은

땅도 볕도 가장 좋았던 자리답게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먼저 아가미 길 작은 두 그루를 미궁 북쪽 울타리 쪽으로 옮기고,

파내온 여덟 그루를 미궁 남쪽 자리에 하나,

아가미 길 가장자리로 두 그루,

아고라 이 빠진 자리로 세 그루,

아침뜨락 들머리 계단 곁에 역시 죽어서 베 낸 자리로 두 그루 옮겼다.

식구들끼리 할 일이 아니었던 게 맞다.

처음 측백을 심을 때 장순샘과 학교아저씨가 굴착기에 맞춰 하던 일을

인부 둘이 붙어 했다.

비로소 아침뜨락 가장자리 측백 선들이 연결되었다.


굴착기는 아고라로 옮아갔다.

올해는 아고라 잔디를 깔 계획이다.

너른 땅을 한 번에 다하려 말고 위에서부터 내려오며 한 곳씩 정리해 나가라던

재작년의 준한샘 조언이 있었다.

풀 덮힌 아고라를 뒤집고 인부 둘은 돌을 주워냈다.

땅이 굳기 전 다음 주쯤 하루 잔디를 심으려 한다.


달못 둘레 돌들을 좀 긁어낸 굴착기는 옴자로 옮아가

회양목 안쪽을 긁고 폈다.

'옴'자에 깔아놓은 징검돌을 다 뒤집었던 멧돼지는

회양목 안쪽도 포탄 자국들처럼 파 놓았더랬다.

바위를 중심으로 제법 너르게 심겨져있던 잔디는

드센 풀에 흔적조차 보기 쉽잖았고.

아고라에 잔디 놓을 적 여력이 되어 여기까지 심어지면 좋으련.

마지막으로 굴착기는 아침뜨락의 끝자락 물고기 지느러미 자리에

물길을 다시 정리해주고 빠져나가다.

내일은 여기저기 널린 돌들로 사이집 둘레를 이어놓을까 하는데...


굴착기며 나머지 일들을 하는 동안

이웃 절집 다녀오다.

개척 절인 그곳에도 한창 굴착기 작업에 이어 돌을 쌓는 중.

(그 굴착기 들어온 김에 아침뜨락 일도 이틀 하기로 한.)

전문가는 어이 쌓으시는가 보러 가다.

돌담을 나흘 째 쌓고 있었다.

석공 하나에 보조 하나.

산자락 돌은 모도 많고 면도 많아 강돌보다 쌓기는 좋았다.

그런데, 망치로 돌을 깨기도 하며 쌓더라.

잠시 손도 보태며 들여다보다.

역시 핵심은 정성스러움이었다.

하루 쌓고 하루 몸살 했던 경험으로 보자면

높은 석공 인건비가 이해되는.


태풍이 올라오고 있단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014 2022. 1.26.물날. 맑음 / 교육재정을 들여다보다; 풍요는 낭비가 아니다! 옥영경 2022-01-31 626
5013 171계자 사흗날, 2023. 1.10.불날. 흐림 옥영경 2023-01-12 626
5012 5월 물꼬stay 이튿날, 2019. 5.18.흙날. 비 옥영경 2019-07-19 627
5011 2019. 7.29.달날. 맑음 / 삼남매의 계곡 옥영경 2019-08-22 627
5010 2019. 7. 3.물날. 맑되 잠깐 구름 /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나쓰카리 이쿠코/공명) 옥영경 2019-08-14 629
5009 2022. 8. 6.흙날. 맑음 / 170계자 샘들 미리모임 옥영경 2022-08-08 629
5008 2022 여름 멧골 책방② (8.27~28) 갈무리글 옥영경 2022-09-08 630
5007 2019. 5.15.물날. 맑음 / 생의 최대 수혜는... 옥영경 2019-07-19 633
5006 2019.11. 9.흙날. 오후 흐림 / 바짓단 옥영경 2019-12-30 634
5005 2019. 6. 7.쇠날. 종일 비 / 그의 편지를 읽다 옥영경 2019-08-04 635
5004 2019. 7. 4.나무날. 맑음, 날씨 좀 보라지! / 제도학교의 물꼬 나들이 옥영경 2019-08-14 635
» 2019. 9.20.쇠날. 흐려가는 오후 / 굴착기 옥영경 2019-10-30 634
5002 5월 빈들 이튿날, 2019. 5.25.흙날. 다소 흐림 / 느티나무와 홍단풍 모시다 옥영경 2019-07-24 638
5001 2015. 2. 6.쇠날. 맑음 옥영경 2015-03-10 639
5000 5월 빈들 여는 날, 2019. 5.24.쇠날. 맑음, 31도였다나 / 열두 마리 버들치! 옥영경 2019-07-24 639
4999 2019.10.21.달날. 맑음 / 오늘은 오늘치의 삶을 살아냈고 옥영경 2019-12-05 639
4998 2019. 6.29.흙날. 비 / 칼국수를 노래함 옥영경 2019-08-14 640
4997 2015. 7.13.달날. 갬 옥영경 2015-07-31 641
4996 169계자 닫는 날, 2022. 1.14.쇠날. 맑음 / 잊지 않았다 [1] 옥영경 2022-01-15 642
4995 2021. 3. 6.흙날. 흐려가는 하늘, 는개비 다녀간 오후 옥영경 2021-03-26 64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