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9월 빈들모임에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입니다.

글 차례는 대략 나이순이거나 글이 쌓여있는 차례순.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띄워주거나 컴퓨터가 저 알아 잡아준 맞춤법이거나.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22개월 승준이는 우는 것으로,

네 살 세희와 용재는 붉은 펜으로 그리는 것으로,

윤진이는 연필로 칸 메우기로 글을 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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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김예훈:

1. 집에서는 눈꽃(* 눈꼽)과 코딱지 꼈는데 여기에서는 눈꼿과 코딱지 없었다.

2. 현준이형과 같이 책도 읽고 놀고 셔워하고 잠도 같이 자서 좋았다.


3년 김현준:

오랜만에 아는 사람들이랑 물꼬 와서 좋았고요, 빨리 겨울 계자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 생각해도 물꼬 공기는 좋은 것 같아요.

옥샘 사랑해요!!

2019.9.29. 김현준 올림


문영지:

물꼬에 오기 전 수많은 생각들과 상황 등에 지치고 힘에 버거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었는데 그 또한 너무 많은 생각들과 상황 등에 놓아버리지 못하고 답답한 현실에 불만이 쌓이고 지쳐있었는데 물꼬에 와서 아주 특별한 일상은 아니었지만 이 잔잔한 일상에서도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구나라는 걸 아주 크게 느끼고 가요.

내가 세운 기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머릿속을 가득 채운 고집들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조금이나마 머리가 휴식을 하고 마음이 안정을 찾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다음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더 많은 자연과 소리들 그리고 진심어린 충고들과 위로를 받아들일 수 있게 조금은 더 큰 마음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옥쌤! 모든 음식과 해주신 모든 말씀 너무 따뜻하고 맛있었어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임주빈:

옥쌤께 드리는 글.

선생님! 이틀동안 자~알 머물고, 놀고, 먹고, 쉬다 갑니다. 정말 접하기 힘든 기회인데 인연이 닿은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기 전까진 '뭘 얻어갈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딱! 하루 잔 오늘 아침, 얻어가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생각하고 즐긴 하루란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걸어오신 30여 년을 오롯이 헤아릴 능력은 되지 않지만 어떤 뜻으로 이 힘든 길(?)을 택하셨는지는 어렴풋이나마 쬐~끔 느끼고 갑니다. 이 기운 잘 간직하여 아이와 저 가족 모두에게 잘 돌려주러 가겠습니다. 인연이 된다면 또, 자주 뵙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9.29. 주빈 올림.


박경실:

<가을 빈들모임>

처음에 이곳에 올때, 승준이가 차안에서 많이 찡찡거리고 보채고 울고불고해서 많이 힘들었다.

처음에 걱정했던 게 생각났다. 차 안에서 찡찡거리고 모임할 때 많이 보채고 울고 그러면 어쩌나 했던 걱정.

그렇게 힘들게 드디어 도착! 그런데, 막상 차에서 내리니 우리 승준이 참 좋아한다. 걱정했던대로 엄마한테서 잘 안떨어지려고 하고, 첫 저녁식사도 제대로 못했지만, 우리 승준이도 적응을 좀 했는지 다음날 아침은 누나따라 제법 밥도 혼자서 먹을려고 하고, 잘 먹는다. 그리고 옥쌤에게서 좋은 말씀도 많이 들었다. '엄마가 더 고집이 있어야 한다. 너무, 승준이 말을 잘 알아듣는다. 그래서 승준이가 말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승준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금했던 부분들을 너무나 콕 찍어서 말씀해주신 거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 승준이도 낯설어서 힘들어하면서도 누나들을 보면서, 형아들을 보면서, 그리고 놀면서 많이 즐거웠고 많이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물론 떠나기 전 걱정도 했고, 걱정한 것처럼 힘도 들고, 승준이 보느라 엄마들과 많은 대화는 못했지만, 그래도 얻은 게 정말 많다. 이 또한 생각했던 것처럼. 이런 모임을 소개해준 언니에게 고맙다.

2019년 9월 29일 (박경실)


이미영:

- 9월 빈들 -

1. 넓은 운동장과 흙길 그리고 졸졸 흐르는 개울물이 천혜의 놀이터였습니다.

2.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밥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습니다.

3. 해맑은 아이들과 함께 지내서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4. 예훈이가 동생들과 형과 재미있게 그리고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5. 신랑과 친구들도 함께하면 너무나 좋을 것 같은 행복한 곳입니다.

6. 물꼬로 이끌어주신 언니들에게 무한 감사드립니다.

7. 물꼬에서 재워주시고 먹여주시고 놀려주신 옥쌤에게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또 오겠습니다!

2019.9.29. 이미영~


박윤실:

<가을 빈들모임>

물꼬 기운이 필요한 이들이

한데 다녀간 날들이지 않았을까.

곁에 두고 아끼는 이들, 챙길 방법이나 깜냥은 아니되고

그래 또 옥샘이 계시니

믿고 함께 나섰더랍니다.

그저 이래 데리고 나선 길인데... 

큰 길잡이 노릇을 한 것도 아닌데 왠지 이번 나선 길에 정작 저는 푹 젖어가지 못한 것 같은. 마음이 썩 개운치 못한 것은 왜일까요?

음...

자주 와야겠어요, 옥샘.

대해리까지가 이젠 멀지 않다 느껴질 때까지.

내가 좀 보여질 때까지.

나를 좀 들여다볼 짬도 들여다 볼 마음도 푹 일어날 때까지.

2019년 9월 29일 윤실

(* 음... 윤실샘, 왜? 왜 젖지 못하였을까요...

소개란 게 그리 어려운 자리였을 수도. 내가 좋았다고 타인들이 좋은 건 아니니까.

혹시 너무 폐라는 생각이 드셨나? 에이, 그게 물꼬의 순기능이기도.

망가진 물건들? ㅋㅋ 변상하시면 되지.

애가 울어서? 애니까. 우리도 그런 아이였고, 우리가 사람들의 환대를 통해 성장했듯

우리도 그리 환대하면 되지. 치사랑은 없어도 내리사랑 있다 했지.

애들이 방해해서? 우리가 뭐 그리 중요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당장 피 흘리는 상황이 아닌 바에야

우리 이야기를 멈추고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이며 될 것.

물론 우리는 또한 가르쳐야겠지. 아이들도 때로는 타인의 말을 가로막지 않는 것을.

충분히 얘기 못 나누어서? 우리에겐 내일이 있지. 또 보지.

상담? 필요하면 따로!

또 다른 왜? 그것인들 얘기 나누지 못할 게 무엇이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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