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7.달날. 비

조회 수 527 추천 수 0 2019.11.25 23:57:15


오전 비, 오후는 흐렸다.

시골은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렇게 책상머리가 활기를 띈다.

요즘 달골에서 인문학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철학과 문학과 역사, 그리고 예술 공부.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을 문학에서 찾고,

역사 속에서 과거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들여다보고,

철학에서 이 모두를 관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규칙들을 찾는다.

인문학의 3대 분야로 불리는 것도 이런 까닭일.

인문학을 ‘Liberal Arts’라고 한다.

인문학이 ‘자유기술(自由技術)’이란 말이 거기서 왔을.

자유를 위한 기술!

결국 자유인이 되는 길이라 할.

자유롭기 위해서도 기술이 필요할 테다.

제 눈으로 세상읽기(관찰하기), 해석하기(비판적으로 보기).

자유인으로 가는 길에 지혜를 얻는 것,

삶의 원리를 밝혀 더 잘살기 위한 공부,

인문학을 그쯤으로 정의한다.

강독하고(심지어 동화도 읽는다), 삶을 이야기하고,

더하여 예술활동(까지라고 할 거창은 아니고)으로 그림을 그린다.


저녁에는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지는 차를 달인다.

중국 안휘성 기문현의 기문홍차,

인도의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다즐링,

스리랑카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우바,

꿀처럼 달콤한 풍미 난향이라는 기문홍차,

신선하고 상쾌한 맛과 깊고 풍부한 머스캣포도향의 다즐링,

상큼하고 감미로운 박하 향의 우바.

잘 모르니 맛도 외우는 식이다.

거기 더하여

중국 기문홍차와 인도의 아삼을 섞어 만든 21호 홍운 대만홍차도 달이고

중국 절강성(?)의 구곡홍매도 마신다.

이름을 몰라도 맛을 몰라도 

뜨거운 차라는 것만으로 흡족할 가을 밤이다.


방문자들의 일정이 밀린다.

9일부터 사흘 동안 한 가족 넷이 늦은 휴가를,

그리고 주말에 남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품앗이샘 둘이 머물기로 하였으나

그들 편 직장의 감사와, 또 출장으로 계획이 달라진다.

긴 세월 물꼬에 손발 보태온 샘들이니 그들의 공간이다마다. 

일정을 다시 조율키로 한다.

"따순 밥과 잠자리가 어디 가지 않아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74 한 방송국에서 답사 다녀가다, 2월 20일 옥영경 2004-02-23 1638
6573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2081
6572 닷새 밥끊기를 끝내다 옥영경 2004-02-23 1746
6571 상촌면단위 모임 진출, 2월 21일 옥영경 2004-02-24 1795
6570 일본에서 온 유선샘, 2월 23-28일 옥영경 2004-02-24 2039
6569 영동 봄길 첫 날, 2월 25일 옥영경 2004-02-28 2188
6568 영동 봄길 이틀째, 2월 26일 옥영경 2004-02-28 1797
6567 영동 봄길 사흘째, 2월 27일 옥영경 2004-02-28 1689
6566 영동 봄길 나흘째, 2월 28일 옥영경 2004-02-29 1811
6565 2월 28-9일 : 영화 보다 옥영경 2004-03-04 1833
6564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145
6563 3월 1일 나들이 옥영경 2004-03-04 2171
6562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282
6561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281
6560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71
6559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91
6558 징검다리, 3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3-14 1783
6557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116
6556 옥천 이원 묘목축제,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169
6555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42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