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7.달날. 비

조회 수 493 추천 수 0 2019.11.25 23:57:15


오전 비, 오후는 흐렸다.

시골은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렇게 책상머리가 활기를 띈다.

요즘 달골에서 인문학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철학과 문학과 역사, 그리고 예술 공부.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을 문학에서 찾고,

역사 속에서 과거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들여다보고,

철학에서 이 모두를 관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규칙들을 찾는다.

인문학의 3대 분야로 불리는 것도 이런 까닭일.

인문학을 ‘Liberal Arts’라고 한다.

인문학이 ‘자유기술(自由技術)’이란 말이 거기서 왔을.

자유를 위한 기술!

결국 자유인이 되는 길이라 할.

자유롭기 위해서도 기술이 필요할 테다.

제 눈으로 세상읽기(관찰하기), 해석하기(비판적으로 보기).

자유인으로 가는 길에 지혜를 얻는 것,

삶의 원리를 밝혀 더 잘살기 위한 공부,

인문학을 그쯤으로 정의한다.

강독하고(심지어 동화도 읽는다), 삶을 이야기하고,

더하여 예술활동(까지라고 할 거창은 아니고)으로 그림을 그린다.


저녁에는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지는 차를 달인다.

중국 안휘성 기문현의 기문홍차,

인도의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다즐링,

스리랑카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우바,

꿀처럼 달콤한 풍미 난향이라는 기문홍차,

신선하고 상쾌한 맛과 깊고 풍부한 머스캣포도향의 다즐링,

상큼하고 감미로운 박하 향의 우바.

잘 모르니 맛도 외우는 식이다.

거기 더하여

중국 기문홍차와 인도의 아삼을 섞어 만든 21호 홍운 대만홍차도 달이고

중국 절강성(?)의 구곡홍매도 마신다.

이름을 몰라도 맛을 몰라도 

뜨거운 차라는 것만으로 흡족할 가을 밤이다.


방문자들의 일정이 밀린다.

9일부터 사흘 동안 한 가족 넷이 늦은 휴가를,

그리고 주말에 남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품앗이샘 둘이 머물기로 하였으나

그들 편 직장의 감사와, 또 출장으로 계획이 달라진다.

긴 세월 물꼬에 손발 보태온 샘들이니 그들의 공간이다마다. 

일정을 다시 조율키로 한다.

"따순 밥과 잠자리가 어디 가지 않아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54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283
6553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00
6552 학교 문 여는 날 무대 오르실 분들 옥영경 2004-03-24 1800
6551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277
6550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277
6549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068
6548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067
6547 3월 21-2일 주말 옥영경 2004-03-24 1793
6546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060
6545 3월 27-8일; 공동체식구 나들이 옥영경 2004-04-03 1533
6544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058
6543 3월 29일 주 옥영경 2004-04-03 1596
6542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040
6541 2004년 4월 5일주 옥영경 2004-04-13 1755
6540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314
6539 4월 10-11일, 밥알모임 옥영경 2004-04-13 1993
6538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210
6537 4월 8-10일 영경 산오름 옥영경 2004-04-27 1599
6536 4월 12일 달날, 잔치 소문난 날 옥영경 2004-04-27 1505
6535 꽃상여 나가던 날, 4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4-27 155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