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7.달날. 비

조회 수 482 추천 수 0 2019.11.25 23:57:15


오전 비, 오후는 흐렸다.

시골은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렇게 책상머리가 활기를 띈다.

요즘 달골에서 인문학수업이 이어지고 있다.

철학과 문학과 역사, 그리고 예술 공부.

나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을 문학에서 찾고,

역사 속에서 과거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들여다보고,

철학에서 이 모두를 관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규칙들을 찾는다.

인문학의 3대 분야로 불리는 것도 이런 까닭일.

인문학을 ‘Liberal Arts’라고 한다.

인문학이 ‘자유기술(自由技術)’이란 말이 거기서 왔을.

자유를 위한 기술!

결국 자유인이 되는 길이라 할.

자유롭기 위해서도 기술이 필요할 테다.

제 눈으로 세상읽기(관찰하기), 해석하기(비판적으로 보기).

자유인으로 가는 길에 지혜를 얻는 것,

삶의 원리를 밝혀 더 잘살기 위한 공부,

인문학을 그쯤으로 정의한다.

강독하고(심지어 동화도 읽는다), 삶을 이야기하고,

더하여 예술활동(까지라고 할 거창은 아니고)으로 그림을 그린다.


저녁에는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지는 차를 달인다.

중국 안휘성 기문현의 기문홍차,

인도의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다즐링,

스리랑카 3대 홍차 가운데 하나인 우바,

꿀처럼 달콤한 풍미 난향이라는 기문홍차,

신선하고 상쾌한 맛과 깊고 풍부한 머스캣포도향의 다즐링,

상큼하고 감미로운 박하 향의 우바.

잘 모르니 맛도 외우는 식이다.

거기 더하여

중국 기문홍차와 인도의 아삼을 섞어 만든 21호 홍운 대만홍차도 달이고

중국 절강성(?)의 구곡홍매도 마신다.

이름을 몰라도 맛을 몰라도 

뜨거운 차라는 것만으로 흡족할 가을 밤이다.


방문자들의 일정이 밀린다.

9일부터 사흘 동안 한 가족 넷이 늦은 휴가를,

그리고 주말에 남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품앗이샘 둘이 머물기로 하였으나

그들 편 직장의 감사와, 또 출장으로 계획이 달라진다.

긴 세월 물꼬에 손발 보태온 샘들이니 그들의 공간이다마다. 

일정을 다시 조율키로 한다.

"따순 밥과 잠자리가 어디 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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