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온 10도, 체감온도 5도, 추웠다.

찬이슬 내리기 시작한다는 한로였다.

해가 쨍하고 나오지는 않았다.

바람이 불었고, 감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이웃 도시에서 철쭉이 트럭에 두 차례 실려왔다.

공원을 재정비하는 현장에서 나온 것들.

준한샘이 알려주셨고, 트럭을 지닌 분께 부탁한.

달골 사이집으로 들어가는 언덕에 기대어 부려놓았다.

굴착기 들어오기로 한 날 심으면 되겠는데,

몇 날이나 뒤의 일이라 걱정 생기더니

뜨거운 계절 아니라 물을 듬뿍 준다면 여러 날 괜찮을 거란다. 

흙이 쓸려 내려가지 않게 조심조심 물을 주었다.


기본소득과 최저임금이 오늘 어른의 학교의 주제였다.

물꼬는 기본소득제를 지지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 유지에 초점이 맞춰지든

기계와 인간의 공존에 초점이 맞춰지든

최소한의 인간생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매달 받는 보조금.

어떤 이들은 기본소득이라 하고 또 누구는 시민배당,

루터 브레만은 ‘모두를 위한 공짜돈’이라 했다.

사회보장제도의 복지제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건 보편적인 것, 모두가 받을 수 있는 소득이다, 백만장자든 빈털터리든.

국민으로서의 누구나 조건이 없이, 무조건 말이다.

기본소득을 흔히 좌파적인 정책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이 정도로 좌우파를 한 테이블에 불러들인 논쟁도 없었다.

기본소득은 호의가 아니다. 권리이다, 표현의 자유처럼.

기본소득수당을 주면 일하기 싫어하는 이들이 더욱 일을 기피할 거라는 주장이 있었다.

돈을 주면 정말 일을 하지 않을까?

나는, 당신은 그런 돈이 주어진다고 마냥 놀고 있을까?

사람은 사회에 기여하는 기쁨을 알고 성공에 대한 욕망들도 있다.

절대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여러 나라의 실험들의 결과 역시

그렇지 않았다(그냥 놀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

기본소득은 가장 문명화된 방식으로 빈곤을 퇴치하는 방식이다.

가난은 돈이 부족해서이지 개인의 결함이 아니다.

기본소득은 이전 세대의 부유함을 다음 세대가 공유하는 것이고,

빈곤퇴치를 위해서도 좋은 대안이다.

수백만 명의 존엄성을 보장해줄 수 있고,

공정사회를 위한 일종의 투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시 문제는 재원일 테지.

문재인 정부만 해도 자본소득과 근로소득을 증세해보았지만

자본은 도망가고 전문가도 달아났다.

그런데 재원을 논하기 이전 기본소득수당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먼저.

국민 대부분이 지지할 수 있다면 또 어떻게 방법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자영업을 하는 이 하나는 최저임금 때문에 어렵다는 하소연을 한다.

아다시피 최저임금제는 노동시장에서 노동의 가격에 최저한도를 설정하는 제도이다.

그러데 그걸 맞추다 보면 도저히 사업을 계속할 수가 없다고.

사실 그건 최저임금제가 아닌 다른 요소들, 그러니까 임대료나 본사 수수료 같은,

영향이 더 크다.

언론과 야권에서는 마치 사장과 종업원의 대결양상으로 몰고 가지만,

그런데 이것 역시 근로자의 생존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로 

사용자와 노동착취를 방지하는 인권보장 차원이다.

당장 사용자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기도 한다.

영양 가설(영양 상태가 좋아져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 같은.

(저소득층의 파이를 잘라 저소득층을 구하는 제도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저임금에 대해 현실적으로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는 의견이 있다.

업종별로 올리자는 거다.

성장률이 높고 생산성이 좋은 대기업 같은 곳은 올리고,

영세업종은 천천히 올리자는.

어째도 현 정부 임기 내에 만 원은 어려워 보인다.

경기나 특히 대외상황도 고려해야 할 테니까.

미중 갈등으로 수출이 안된다든지 일본과의 갈등이라든지...

OECD 국가들 가운데 현 중앙정부가 재정에 여유가 있다(한 정책연구원의 발언에 근거함)는데,

불경기에는 돈을 풀어야 맞잖겠는지.

정부의 의지에 기대본다.


기본소득제도 최저임금제도

어떤 관점에서 먼저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닿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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