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골에서 자갈돌을 고르고 풀들을 긁어내다.

주말 이틀 굴착기가 다녀간 뒷일이었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했고 그리고 한 이틀을 더 해야지 하는.


오늘은 그대에게 이 글을 보내며 나 또한 곱씹어 읽나니.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의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으니라.


2. 세상살이에 곤람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교만하고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3. 공부하는 데 마음이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다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존중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원림(園林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8. 공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을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움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게 되고

통함을 구하면 도리어 막히게 되나니,

어찌 저 거슬리는 것들을 나의 순리로 삼지 않을 것이며,

저들의 방해를 성취의 밑거름으로 삼지 않을 것인가.


모름지기 세상이 각박하고 인생살이가 이상하게 흐르는 이 시절을 살아가면서,

먼저 장애를 생각해 보지 않으면

장애가 다다랐을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하여 법왕의 큰 보배를 잃게 되다니,

어찌 애석하지 않겠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7월 8일, 요구르트 아줌마 옥영경 2004-07-19 2567
6613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66
6612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565
6611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64
6610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58
6609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56
6608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38
6607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511
6606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95
6605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484
6604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483
6603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483
6602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466
6601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50
6600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36
6599 2019. 3.22.쇠날. 맑음 / 두 곳의 작업현장, 아침뜨樂과 햇발동 옥영경 2019-04-04 2430
6598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394
6597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371
6596 2019. 3. 3.해날. 흐림 옥영경 2019-04-04 2360
6595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5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