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5.쇠날. 구름 좀

조회 수 234 추천 수 0 2019.12.10 12:00:04


새벽 도둑비가 다녀갔다.

종일 사람 만날 일 없이 일만 하는 되는 날이었다.

이런 날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사람답게 산다는 느낌.

오전에는 사이집 마당 자갈돌을 골라냈고,

오후엔 명상정원 아침뜨樂에 들어가

감나무 아래 벽돌을 깔기 위해 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콩나물 대가리처럼 그렇게 시작해서 옴자 사이사이로 길을 내고

아고라를 거쳐 달못으로, 그리 그리 걸음을 따라 벽돌을 깔 계획이다.

올해의 절반은 아침뜨락에서 보내는 듯.


몇 해 전이었을 것이다.

한의원을 가서 그곳에서 쓰이는 환자에 대한 응대의 말들에

어색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더랬다.

존칭어는 맞는데 접미사가 희한하게 붙은.

- 누우시께요.

- 옷을 좀 올리시께요.

어느새 곳곳에서 그런 말투는 넘치고 있었고,

나 또한 그 사용자가 되어 있었다.


시카고에 살았을 적 한인 부부를 만난 적 있다.

남편은 1.5세로 한국말이 서툴고는 했다.

어느 날 그이가 집안일하는 아주머니를 모시고 가면서 아내에게 던진 말,

“아줌마 가지고 올게.”

bring을 그리 번역했을 터였다.

더하여 일본어가 침투해 있는 우리말에 해방 이후 영어가 범람하면서

피동형이 넘치게 된 것 또한 그런 예.

- 주문 도와드릴 게요.

- 소개시키다

- 양해 말씀드립니다.

“주문하시겠어요?” “소개하다”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써야 할.


오늘 요새 흔히 쓰이는 우스꽝스런 존칭어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말법을 다시 가지런히 해보나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5063 10월 빈들모임 여는 날, 2019.10.26.흙날. 맑음 옥영경 2019-12-10 229
» 2019.10.25.쇠날. 구름 좀 옥영경 2019-12-10 234
5061 2019.10.24.나무날. 좀 흐림 옥영경 2019-12-10 240
5060 2019.10.23.물날. 빗방울 셋 옥영경 2019-12-10 238
5059 2019.10.22.불날. 흐림 /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옥영경 2019-12-05 264
5058 2019.10.21.달날. 맑음 / 오늘은 오늘치의 삶을 살아냈고 옥영경 2019-12-05 209
5057 10월 물꼬스테이 닫는 날, 2019.10.20.해날. 맑음 / 아고라 잔디 30평을 심은 그 뒤! 옥영경 2019-12-05 208
5056 10월 물꼬스테이 여는 날, 2019.10.19.흙날. 맑음 옥영경 2019-12-05 216
5055 2019.10.18.쇠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19-12-05 204
5054 2019.10.17.나무날. 흐림 / 주목 세 그루 옥영경 2019-12-05 213
5053 2019.10.16.물날. 볕 / 우리 모두 나이를 먹는다 옥영경 2019-12-05 204
5052 2019.10.15.불날. 잠깐 볕. 흐리고 기온 낮고 바람 불고 옥영경 2019-11-27 242
5051 2019.10.14.달날. 흐림 옥영경 2019-11-27 254
5050 2019.10.13.해날. 맑음 / 돌격대 2탄 옥영경 2019-11-27 272
5049 2019.10.12.흙날. 맑음 / 돌격대 옥영경 2019-11-27 268
5048 2019.10.11.쇠날. 맑음 옥영경 2019-11-27 231
5047 2019.10.10.나무날. 맑음 / 나는 제습제입니다! 옥영경 2019-11-27 264
5046 2019.10. 9.물날. 맑음 옥영경 2019-11-27 283
5045 2019.10. 8.불날. 맑음 / 기본소득, 그리고 최저임금 옥영경 2019-11-27 246
5044 2019.10. 7.달날. 비 옥영경 2019-11-25 22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