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 영상이긴 하나.

그래도 예년보단 더디게 추워진다.

그래서 좀은 한갓진 마음인가 싶더니 아차! 정신 번쩍 들었네.

사택 하나 연탄보일러가 안 돈다는데,

더는 늦추면 일 나겠네.

서둘러 사람 불러 순환펌프를 고친다.

이런 건 또 내 손으로 안 되네...

혼자 일 다니시던 아저씨는 이제 아내와 동행하고 있다.

식구가 늘었네요.”

같이 벌어야지요. 다른 사람 데리고는 못해요. 그나마 식구가 같이 하니까...”

식당들도 그렇고 식구들이 다들 붙어하는 일들이 많더라.

사람 부리기 쉽지 않다는 말일 테고,

임금을 챙기기가 어렵다는 말이기도 할 테고.

 

학교아저씨는 옥상의 낙엽 정리 중.

마당이 다가 아닌.

이곳은 구석구석 공간이 어이 이리도 많은지.

그래도 하다 보면 끝이 있는.

계절은 또 돌아오고 잎이 나고 자라고 떨어지기 반복하지만.

 

우리 아이가 잘 먹지 않아요!

오늘 상담은 댓 살 아이가 밥을 안 먹어서 걱정이라는 내용이었다.

먹이는 게 아주 전쟁이란다.

괜찮다. 안 죽는다고만 말하면 얼마나 야박할까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찾을 때 주면 된다.

스스로 먹으려는 것, 그게 첫째다.

물론 어디가 아파 그런가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자꾸 뭘 하려니까, 너무 많이 알아서 걱정은 아닌지.

골고루 먹어야 되고

흘리지 말아야 하고

싹싹 다 긁어 먹어야 하고

숟가락은 이리 잡아야 하고 젓가락질을 저렇게 해야 하며...

일단 배고파서 먹을 걸 찾게 된 뒤에 해도 될 일이다.

엄마로서 잘하고 싶으니까...”

엄마가 붙어 있어야 하고, 다 해주어야 하는 게 아니다.

옆에 있지 않아도 존재를 알고 사랑을 안다.

다 해주는 것만이 엄마 역할의 다가 아니다.

그러면 어떤 게 엄마 역할일지 생각해보고 다시 또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 쓰고 애쓰고, 그것만도 엄마 역할로 큰 거 아닐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614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076
6613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061
6612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137
6611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198
6610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183
6609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14
6608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104
6607 계자 여덟쨋날 1월 12일 달날 옥영경 2004-01-13 1815
6606 계자 아홉쨋날 1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1-15 1765
6605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248
6604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120
6603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292
6602 계자 열 사흘째 1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1-28 1769
6601 계자 열 나흘째 1월 18일 해날 눈싸라기 옥영경 2004-01-28 1890
6600 38 계자 갈무리날 옥영경 2004-01-28 1652
6599 새해, 앉은 자리가 아랫목 같으소서 옥영경 2004-01-28 1779
6598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43
6597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40
6596 39 계자 첫날 1월 26일 달날 옥영경 2004-01-29 1768
6595 39 계자 이틀째 1월 27일 불날 옥영경 2004-01-30 202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