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 6.물날. 오후 흐림

조회 수 491 추천 수 0 2019.12.28 23:58:37


 

개싸움, 개같이 싸운다, 바로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개가 개처럼, 개답게.

진돗개 강아지 제습이와 가습이 형제들 싸움이었다.

제습이가 먼저 와 이곳에서 머문 스무 하루 뒤 1031일 제습이가 왔다.

88일생 같은 배에서 나온 여덟 가운데 둘이 이곳으로 오게 된.

오늘은 둘을 산책을 시켰는데, 아직은 끈으로 묶어,

양손에 줄을 끌고 있었는데

한 순간 뒤엉켜 싸우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예 한 녀석이 목에 피를 흘리고.

, 정말 죽겠듯이 싸우더라.

개답게로 사람답게는 어떤 건가 새삼 생각해보나니.
그럴 땐 인간으로서 가진 격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측은지심을 지닌 마음에 대한 것일 테지.

 

오후 흐리다.

볕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계절이다.

계절은 언제나 몸의 흐름보다 빨라 걸음을 재야 했다.

여름이 와서야 부랴부랴 반팔을 꺼내고

겨울을 준비한다고 해도 놀라서 추위를 맞았다.

그래서 어쩌다 

(* 무슨 문장을 쓰려다 여기서 멈췄던 걸까. 달포도 넘어된 기록을 이제야 올리며 문장은 길을 잃고...)

 

불편하네.

건너편 골짝에서 낮에 전화가 들어오다.

대해리 들머리 펜션 하나에 스무 살에 맺은 인연이 들어와 사는데,

오늘 마침 달골 건너편에들 사내들 몇 모인 거라.

달골을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보였던가 전화가 들어온.

그런데, 잠시 건너가 보았더니 잎이 떨어져 그렇겠지만, 너무 훤히 보이는 이곳이었다.

게다 집주인 사내 망원경을 지니고 있더라.

친구가 농이라고 하는 말,

- 혹 발가벗고 있고 하지 마, 여기 망원경으로 다 봐.

어쿠, 정말 마음 불편해지는 거다.

 

오전에 학교에서는 교무실 창으로 비닐을 치고

오후 달골에서는 제습과 가습네 연립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하얀샘이 다녀가며 새로 들여온 구충제며 백신이며 챙겨다 주었고,

개집을 새로 지어야 한다 했더니 짐 실을 때 쓰는 깔판(팔레트)를 실어온 것.

그이일에만 매달리지야 않을 것이니

또 아주 여러 날이 걸리겠지.

 

12월 출간을 예정하는 걷기여행 책을 맡은 출판사에서

인용글의 출처를 다시 확인 해달라 요청해왔다.

인터넷으로 바로 찾아지는 것도 있지만

출판사를 옮겨가며 낸 책들도 있고, 쇄가 달라진 것도, 판이 달라진 것들도 있고,

옮긴이가 달라지기도.

물꼬 책방에서 우선 챙기다.

없는 건 내일 인근 시립도서관에 가서,

찾지 못한 번역서는 직접 원서를 몇 문장 번역하는 걸로.

 

긴 글·2’도 쓰다; 물꼬 누리집에 올리는,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펴낸 이야기.

20169, 12학년(3)이 된 아들이 수시지원을 위해 자소서를 쓰고 있었다,

나는 떡을 쓸게 너는 글을 쓰라던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나도 아이 곁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 유명 출판사 편집장이 제목까지 제안해 주었지만

일 많은 산골살이에 묻혀버리고 말았더라,

2018년 늦은 봄, 바르셀로나에서 나는 묵혔던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출판사를 만나고 교정했다, 그런 이야기.

책만이 아니라 쓴 시간도 공유하고팠던.

뭐 솔직히는 책을 사달라는 말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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