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달날 멀지 않은 도시에서 스님 한 분 물꼬에 다녀가셨더랬다.
물꼬의 룽따[바람의 말(馬); 법문을 적은 깃발]들이 낡아 바꿔주면 좋겠다 하던 참
네팔을 드나들고 계신 당신께 두어 달 전 부탁 넣었더니
이번에 티벳 스님들이 한국 오신 편에 부탁을 담았더란다.
그예 가져오셨던 것.
아침뜨락이며 달골 돌며 그 고단을 헤아려도 주셨댔네.
“이런 데 오면 좋다고들 하지만 그렇게 좋을라믄...”
풀, 풀, 풀을 말함이라. 어디 그게 또 다일까.
하여 당신네 절 마당을 콘크리트로 덮을 수밖에 없었다고.
달골이 아가동산 같은 무슨 왕국이라며, 종교를 만들어야 한다 농도 하셨더라.
홍단풍이 한 그루 생겼고,
그것으로 오늘 그 절에 답례를 하고팠네.
“혹 나무 한 그루 심을 데가 있을까요?”
“아이구, 거기서 여기 자리 빈 거 보이십니까?”
홍단풍이 늘어선 거기 정말 한 그루가 비었더라.
놓아두고 왔네.
스님은 절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룽따를 또 실어주셨고,
네팔로 가려다 주저앉은 아이들 악기며도 물꼬로 오게 되었더라.
물꼬 겨울 계자 재공지.
결국 날은 옮겨졌다. 한 주를 뒤로 민.
12월 말 혹은 1월 초까지 내리 가을학기를 하고
방학을 2월까지 채운 다음 봄학기를 시작하는 학사일정 추세에 따라.
먼저 신청한 분들이 마음을 내주셨더랬네.
해가 가고 오는 틈에 분주하게 하던 준비를
조금 여유 있게 할 수는 있게 되었는데,
추위가 너무 깊지는 않을까 걱정도 좀.
뭐, 그거야 오지 않은 날,
잘 준비한다면야 무에 걱정일라고.
창고동 수돗물을 빼다.
달골의 겨울 시작이라는 의미다.
내년 2월 15일까지 세 달을 닫아둔다.
햇발동 바깥수도도 잠근다.
달골 기숙사에 청소기와 걸레통을 선물하겠다는 분이 계셨고,
오늘 신청했다는 소식.
학교에서는 어제 씻어 말린 비닐을 아이들 뒷간에 쳤더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