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쇠날 맑음

조회 수 1200 추천 수 0 2005.09.11 19:37:00

8월 26일 쇠날 맑음

자, 본격적으로 포도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프랑스 어느 마을의 포도축제처럼
포도축포도 쏘고 포도더미에 빠져 온통 휘적거리며 헤엄치는 날도 올 테지요.
승렬샘이 대해리를 나가기 전까지 열택샘이랑 삼촌이랑 포도밭에 있었더랍니다.
"통 재미가 없어요. 아침부터 했는데 이게 전부야..."
포도를 많이 내는 이씨 아저씨네며
마을 집집마다도 포도를 다듬느라 포장이 더디다더니
(밭 뙈기로 중간상인에게 못 넘긴 집들)
물꼬 포도도 못지않네요.
비가 많아 포도알이 많이 터진 게지요.

교육청과 실랑이랍니다.
오늘은 관리과에서 두 분이 왔네요.
불난 된장집 때문입니다.
아직 불탄 자국 그대로 있는 그 집을 쓰던 이들은 더부살이 중이지요.
꼭 우리가 찾아와야 하느냐에서부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오고,
임대계약서 얘기가 나온 김에 계약서의 불평등을 이 쪽에서 맞대꾸 해주며
된장집 처리 협상에 들어갑니다.
그냥 20여만원 정도 들여 합판으로 전체를 싸악 막는 걸로 처리하려는 교육청 쪽에
정말 그런 식으로 처리하려 들면 잘잘못을 한 번 따져보자고 화냈지요.
세 사람이 살았던 곳에 불이 났고 그들은 집을 잃었는데
인정적으로 더디게 일을 해나가는 것도 못내 야속하더니
집이 사라진 사람 형편을 헤아리는 건 없고
공무 처리해야할 서류로만 접근한다고 말입니다.
"당신 가족들이라면 그렇게 하겠어요?"
화재만 하더라도 그게 비로 인한 누전이 맞다면
그토록 해달라 요청하던, 새는 지붕을 보수 못한 교육청 책임도 있잖냐 따졌겠지요.
"그러면 공무원들 징계 먹고 승진도 안되고..."
우리도 남에게 그런 해를 끼치고픈 게 아니지요,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고.
"그러니 일이 되도록 하자구요."
철거해도 그 자리에 집을 다시 짓게는 못할 거라 하고,
딴 자리에 우리가 집을 앉힐 형편은 아니고,
어떻게든 수리해서 살려하는데
철거비용 몇 백 만원은 있고
수리비용으로 들 건 일백만원도 없다는 게 어디 말이 돼야지요.
서로의 처지만 강조하다 다음 협상(?)에서 보기로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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