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스테이도 빈들모임도 없는 11월.
그래도 주말이면 청소를 하는 흐름.
가마솥방과 부엌 선반들의 먼지를 닦는다.
“옥샘은 일단 움직이기만 하면, 하루 일을 다 하시네요!”
그러고 보니 다섯 시간을 쉬지 않고 서서 움직였네.
물꼬는 정체되어 있어도
물꼬의 인연들이 서로 연결되고
그렇게 그러모은 소식은 물꼬로 흘러든다.
아직 그런 거(sns) 안 해도 세상이랑 끊어져 있지는 않은.
아직은 그리 살아볼란다.
그냥 이렇게 굳건하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한다.
165 계자에 함께하려는 샘들이
‘여기 여기 붙어라’ 내민 엄지손가락을 잡는다.
샘들 면면이 또 계자의 분위기를 만들.
오늘은 태희샘의 연락.
일도 잘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그의 움직임은 얼마나 큰 도움인지.
좋은 선생이란 게 별 거던가.
아름답게 자신의 삶을 잘 가꾸는 이가 이곳에선 최고의 선생.
휘령샘, 십년을 넘어 되게 보는 동안 나날이 깊어가는 그를 보았다.
그의 높이를 모르겠는.
사람이 얼마나 자기를 다듬어갈 수 있는가를 가르쳐주는 그니라.
현택샘, 드디어 제대를 하고 온다.
그의 인쇄 같은 글씨체가 그를 대별해준다 할까.
훌륭한 선생이다.
그의 마음씀을 보면... 뭐 다른 걸 말할 필요가 없는.
해찬샘, 오래 기다렸다, 그를.
참한 아이였고, 빛나는 새끼일꾼이었으며,
그 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학생이 된 그니이다.
재수해서 못 왔고, 이듬해 아파서 못 왔고
드디어 이제 품앗이로.
고맙고, 든든하고.
화목샘, 그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첫 부임을 하고 첫 방학을, 그 귀한 시간을 이 골짝으로 와서 그리 뒹굴다니.
지난여름 정환샘과 그 고생을 하고도 또 온다니.
희중샘이야 말해 무엇하랴.
그가 있어 해낸 십 수년 기적 같은 시간이 있었고,
잠시 그가 없을 때도 없음에도 또한 기적이었지만,
다시 물꼬에 기적을 써주고 있다.
나 그런 사람들과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