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치는 볕, 흐림에 가까움.
하지만 기온 높아 얼었던 땅이 조금 질척이는.
꼭 봄날 하루 같은. 어제처럼.
거기 하얀 진돗개 강아지 두 마리가 뛰어놀고 있었다.
제습이와 가습이다.
학교에서는 큰해우소 머리에서 아래로 축축 늘어져 내린
담쟁이덩굴을 잘라내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바깥일도 몰아 인근 도시로 넘어가다.
번호 붙여 큰 마트에서부터 대학에도 들러 서류들이며를 챙겼다.
그곳 벗들과 저녁도 먹었네.
시골 한 어머니를 위해 머리 맞대고 수세식 화장실 넣어드리기 프로젝트도 의논하다.
뜻하지 않게 손을 보탠 곳에서 이윤이 많이 났다고
적지 않은 비용을 개인 계좌로 보내온 일이 있었더랬다.
우리 살림에 보태지 않아도 될 덤 같은 돈이었다.
물꼬 형편으로 보자면 말도 안 되는데,
그 프로젝트를 위해 종자돈 삼으십사 기꺼이 내주었다.
원래 없던 것이었으니.
물꼬도 그럴 일들이 더러 있다.
어른의 학교에서 두어 달 그림을 그렸다.
소묘를 하고 있었다.
형태 뜨기 훈련 같은 거.
많은 공부가 그렇겠지만 그림도 엉덩이를 붙이는 일.
글쓰기도 그럴.
진득하게, 굳건하게, 변함없이.
하다보면 된다! 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