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 이기조 교수의 백자 콩초를 주었더랬다.

청계를 위한 불밝힘이라.

소금도 있었지. 아이들이 세상 소금 되라고.

이번 청계는 잠도 달골에서 편히 잤다.

오붓한 게 좋았던.

 

뜻밖에 오지 못하게 된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아이 넷과 진행자 한 사람과 뒷배 한 사람, 여섯이 전부인 계자.

거기 개 세 마리가 동행하다.

만화는 학교를 지키고,

제습이와 가습이는 아침 해건지기 걷기명상에 우리들과 동행하다.

아침뜨락을 걸었다.

사이집 앞으로 가서 연립주택에 사는 습이네들 밥을 먹이고

줄을 풀어 함께 걸었던.

 

씻고 내려와 해건지기 둘째마당으로 대배 백배.

우리들이 보낼 묵은해를 멀리 멀리 밀기,

맞을 새해를 위해 힘차게 당기기.

윤호는 고3 수험생이 된다.

그에게 힘을 모아주었네.(나는)

 

사람이 적으니 적어서 한 게 또 많다.

동지 팥죽을 먹었다.

붉은 팥, 그것은 나쁜 기운을 막는다지.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때, 어둠의 세력이 가장 번창한다는 날

우리는 아침부터 액을 물리쳤다.

죽이 어찌 그리 맛나던지.

팥이 어찌나 달던지.

간은 또 어쩜 그리 딱이었나.

 

꽃길’.

어제는 돌을 줍던 자갈길을 걷더니

오늘은 꽃길을 걸었네.

어제 살았던 자갈길을 지나 오늘 우리 걷는 길이 꽃길이라.

윤호가 새끼일꾼 안내(그게 또 사는 것에 대한 조언이기도 하니)를 했고,

이어 전체 갈무리를 하고.

마지막으로 갈무리글을 남겼네.

 

도은이는 그런 말도 했다.

흔하지 않은 소규모.

이때 내가 딱 이 자리에 있는,

그러니까 물꼬의 특별함을 믿게 된 계자라고 했다.

세상 재미없는 표정으로 왔던 성준이가

가까워지고 조금씩 잘 왔다는 생각이 들고 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좋았다.

 

윤호는 일정을 미루었다면 오기 힘들었던 계자였다.

이러저러 딱 제때 한 계자 되었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청계라.

뭘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많아도 좋고 적어도 좋고...

이건 또 아주 특별한 청계였나니.

고마워라, 행복한 우리들의 시간.

한 해를 잘 싸서 보냈고,

또 살아낼 한 해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모두 마음결을 골랐다.

물꼬가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이라.

사람들의 마음을 고르는 걸 돕고,

그들이 세상으로 나가 순순하게 살면 그게 세상에 큰일하는 거라.

 

버스를 타고 나가는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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