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9.나무날. 해

조회 수 470 추천 수 0 2020.01.20 14:57:25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각,

퍼뜩 생각난 게 있어 고추장집으로 달려갔다.

보일러 조절기를 손대지 말라했으니

추워도 온도를 올리지 않은 채 잘 수도 있겠다 싶어

전화를 넣었는데 두 방 다 받질 않았다.

도시에서는 두세 시에 잔다는 청년들이라도

여기 칠흑 같은(오늘은 달빛 좋다만) 어둠에 장사가 없거든.

기척에 잠이 깬 해찬샘, 엄청 덥다고 했다.

다른 방을 여니 태희샘은 이불을 차고 자고 있었네.

휴우, 계자를 시작하기도 전 사람들을 얼게 하나 깜짝 놀라서는...

 

비가 징허게 내렸던 지난 사흘이었다.

하루 흐린 뒤 장맛비처럼 꼬박 사흘을 내린 뒤에야 해를 보였다.

또 감사한 하늘, 언제나처럼.

계자를 미뤄서 얼마나 다행한지.

이번 주였으면 나흘 내리 흐린 날만 보았겠지...

 

모든 일은 늘 한꺼번에 쏟아진다.

오늘은 글집과 여행자보험을 해결해야 하는 날인데,

지난해 12월 결국 출간을 못하고 해를 넘긴 걷기여행에세이 출간 건이며

봄 학기 인근 중학교 예술명상 수업이며

서류 일이며 관련 일들도 같이 쏟아진다.

계자 외 모든 일은 120일 이후로!

 

165 계자 샘들한테 두 번째 통신도 띄우고;

(...)

비 내린 덕에 초벌 청소를 조금 꼼꼼하게 했습니다.

학교아저씨가 애 많이 쓰셨구요,

그래도 오시면 또 들어야 할 빗자루와 걸레이겠지요.

어제는 새 빗자루와 쓰레받기도 몇 장만하였습니다.

 

여러 날 답을 못하고 있던 사랑하는 벗에게 바삐 몇 자 적어 보내기도.

앞으로 열흘 남짓도 짬이 없겠기.

아주 큰 갈등의 날들을 여러 해 건너가고 있는 그니이다.

밥 먹으라 했다.

끼니가 되었기에 그냥 뭔가로 때우는 게 아니라

밥을 모셔서 공경으로 드시라는.

물론 바쁠 때 가볍게 먹을 수도 있겠지만.

중한 몸이지 않은가. 내 몸이 없으면 내 영혼이 어디 거하겠는지?

값비싼 밥이라는 뜻은 당연히 아니고.

내 몸이 없으면 이번 생은 끝인 거다.(, 기술의 확장이 어디까지일지 몰라도)

정성껏 밥을 드시라고.

 

밖에서 희중샘과 류옥하다샘이 여행자보험과 글집, 샘들 미리모임자료,

그리고 165 계자 필요서류를 다 만들어주었다.

모둠별로 혹 약을 먹는 아이들이 빠뜨리지 않도록 확인할 수 있는

약물 및 건강체크 시트,

교장샘만 볼 수 있도록 한 아이들 특이사항

(상황에 따라 다른 샘들과 공유하기도 하는.

그렇지만 함부로 열람할 수 없는. 혹 선입견이 될 수도 있고) 같은.

잠깐 교정만 보면 되었다.

그렇게 또 일이 되는 165 계자이다.

안에서 만들던 글집은 지난여름부터 밖에서 인쇄를 한다.

하다샘이 파일을 보내고, 인쇄소에서 인쇄해서 서점에 맡겨두면,

희중샘이 물꼬로 들어오면서 찾아서 오는.

 

준한샘이 들어와 고추장집 내려앉은 천정 쪽을 보수해주고,

해찬샘 태희샘이 저녁차로 들어왔다,

마감에 쫓기며 챙기던 여행자보험 서류를 넘기고 있을 적.

그냥, 마음이, 종종거리던 거며 걱정이며, 다 괜찮아지는 거다.

너들이 일을 하면 얼마나 한다고 세상에, 걱정이 없어져 버리네.”

재던 손짓과 걸음을 놓고 잠시 몇 가지 소식을 서로 나누었다.

그리고 바로 일에 투입.

고추장집 벽 먼지 닦기, 오래 비웠으니까.

각 공간 낡은 안내지 바꾸기.

 

계자 준비일정에서 몇 시에 마무리 하자 하고 그 시간을 맞춰본 적이 드물었던 듯.

여기 일이란 게 챙기기 나름,

보고 보고 하면 또 보이니까.

눈 감기로 하다.

교무실에서 일이 끝나는 밤 10시에 모두 멈추기로.

다행히 오늘 샘들이 하기로 한 작업도 그 시간에 맞춰진.


165 계자가 코앞이라.

새벽 3시가 넘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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