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이와 제습이는 다시 달골로 올라왔다.
2월 한 달 라오스를 다녀올 일이 있다.
그때 학교로 다시 데려다놓더라도 지금은 올라가면 좋겠다는 학교아저씨.
아무래도 번거로우실 테다.
습이네는 제 집이라고들 폴짝거린다.
두어 주 전이었나 사이집 북쪽 마당에 마사토를 깔았더랬다.
어느 댁에서 깔고 남은 게 있어 실려 왔던.
오늘은 그것을 고르게 펴다.
사이집 욕실에서는 냄새가 심하게 난다.
가끔 있는 일이었는데, 이제 날마다.
바깥의 오수통을 덮고 있는 흙을 파내고 뚜껑을 열다.
며칠 지켜보기로 한다.
허참, 또 사이집이다.
두어 주 전 몇 시간 동안 보일러가 멈춘 적이 있다.
오늘도 먹통이었다.
보일러기사가 왔다. 부품 하나를 바꾸었다. 잘 돌아간다.
계자 아이들을 해주고 남은 도토리묵이 있었다.
이런 것도 직접 만들어 멕인다고 자부심이 일던 묵이었다.
맛이 여전히 짱짱했다.
묵밥을 저녁밥상에 올렸다.
마침 이웃에서 온 사람도 같이 먹었다.
귤이 넘쳤다, 계자에서 아이들이 그렇게 원 없이 먹고도.
다른 과일을 후식으로 먹을 때를 빼고는 먹을 만큼 먹기로 한 귤이었더랬는데도.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를 떼어내 쨈을 만들었다.
깨끗이 씻어 껍질째 하기도 하더라만.
그런데 만들고서야 알았네, 레몬즙을 넣어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데
병에 넣고서야 잊은 걸 알았다.
그래도 귤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