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건지기.
늘어질 만도 한 계자 직후인데 몸을 일으켜 대배를 한다.
저버리지 않아야 할 약속이 있는 건 고마운 일이다.
아이들이 동료들이 또 이렇게 내 삶을 밀어준다.
“오늘은 왜 이백 배를 해요? (어제 것) 띠(떼) 먹었어요?”
“백배에 너무 많은 걸 걸면 비양심적인 것 같아서요.”
오늘의 절은 그러했다.
165 계자에서 산에 갔던 가방들을 이제야 빨다.
여느 계자에 견주면 그리 고생한 산오름은 아니었다.
그만큼 가방 역시 그리 흙투성이가 아닌.
세제를 거의 쓰지 않고 한동안 물에 푹 담가 훌러덩 훌러덩 씻었다.
빨래방에 널러 가서, 마른 빨래들을 또 걷어온다.
달골에서는 사이집에 파놓은 오수통을 살폈다.
욕실에서 자꾸 냄새가 나고 있었던.
그곳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관은 물에 잘 잠겨있던데,
그래도 정화조 냄새가 딸려 들어왔다.
오늘은 오수통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관 둘레에다 실리콘을 발랐다.
지켜보자 한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지내기로 한 하다샘과
가족 여행을 간 세빈샘 세인샘이 그곳에서 만났다는 소식.
물꼬에서 인연을 맺고 오래 이어가는 연도 보기 좋고
물꼬를 떠나 넓혀지는 만남도 좋고.
퍽 아끼는 친구들이 그리 어불리니 더욱 좋다. 고맙다.
곧 나온다 나온다 하던 마르디 히말 트레킹기를 아직 출판사에서 만지작거리고 있다.
계자 일정으로 교정단계가 또 밀리기도 했던.
내일 교정파일이 들어온다.
이번 책은 추천사를 셋 정도 넣기로 했다.
내지에 말고 표4, 그러니까 책 표지 맨 뒤에 몇 줄씩.
하나는 산악인 큰 어르신께 부탁하려.
또 하나는 실크로드 40일도 같이 걸었던 네팔 비레탄티 휴먼스쿨 명예교장이신 다정샘.
다정샘으로부터는 당장 답장이 왔네, ‘오케바리’라고.
당신은 정말, 정말 젊다, ‘오케바리’라니.
그예 웃음 터지게 하시는.
마지막 한 명은 영향력이 큰 한 유명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