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3.쇠날. 맑으나 바람

조회 수 1357 추천 수 0 2020.05.27 00:36:52


훈련소에서 온 편지를 받는다.

입대를 하고 엿새가 지나 쓴 글월이었다.

훈련소에서 편지를 많이 쓴다고 하니 떠오른 분이 옥샘이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말씀 드리지 못한 것이 많은데, 아쉽고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이 제게 그다지 힘들진 않은 이유는

아마 물꼬에서의 경험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일 겁니다.

뒷정리 꼼꼼히 하고, 청소하고 다시 돌아보고...

그리고 집을 떠나 조금 불편한 곳에서 생활하는 것도 여러모로 비슷하죠.’

막상 물꼬에 가면 큰 보람을 얻고 오는데,

가려고 하면 여러 이유로 가지 않은 저를 조금 반성합니다. ㅎㅎ

이 시대에도 아이들은 자라 군대를 가고,

코로나의 시절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군인이 된다...

편지는 고마웠고,

강건해진 그를 만날 줄 안다.

 

코로나19 세계 총 확진자 수가 1백만 명을 넘었다고.

이달 2일 예정됐던 신학기 개학은 코로나19로 인해 23일로 연기했지만,

확진자 증가 등으로 다음달 6일로 일정을 늦췄다.

세 차례 개학이 연기된 상황에서

의료계며에서 등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오는 6일 달날부터는 세상없어도 주중에는 제도학교 출근을 해야 하는.

그간 본교 교사가 분교 우리 학급 일도 처리해주고 있었다.

가기 전 손볼 물꼬 일들의 목록이 길다.

학교 마당 소도공간도 되살리고 있다.

특히 솟대가 있는 동그라미 자리.

두어 해 돌보지 못했다.

학교에서는 마늘밭을 매고,

달골에 올라서는 사이집 앞 돌담 곁에 널린 돌멩이들을 언덕 쪽으로 옮겼다.

현재 있는 돌담과 마주 보도록 언덕을 기대고 작은 돌담을 하나 더 쌓는 날이 올.

 

그리고 사과나무 세 그루 모셨다.

사이집 돌담을 따라 작은 나무를 다섯 평행하게 심는다는 계획이었는데,

이원 묘목시장을 다녀온다는 인편에 부탁도 해두었는데,

굵은 나무가 셋 들어왔다.

마침 사과밭을 패내고 다른 종을 심는 밭이 있었던 거라.

옳다구나 실려 온.

꽃망울 벌써 몽글었는데 그 꽃을 이 봄에 피울 수 있으려나.

잔디도 또 좀 심었잖어.

엊그제 어둑한 속에 심어서 간격을 너무 벌려 심은 곳.

그 사이를 좀 메워준.

 

제습이와 가습이를 산책시키기 위한 하네스도 왔네.

달골에서야 풀어서 돌아다녔지만

마을 한가운데 있는 학교에서는 입마개도 없이 놓아줄 수가 없을 것.

발을 넣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중.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714 9월 4일 흙날, 물꼬도 달았다! 옥영경 2004-09-16 1344
5713 2008. 3.29.흙날. 흐리다 저녁에 비 옥영경 2008-04-12 1343
5712 2008. 2.17.해날. 썩 맑지는 않은 옥영경 2008-03-08 1343
5711 2006.5.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6-05-22 1343
5710 6월 21일 불날 낮에 물 한 번 끼얹어야 했던 옥영경 2005-06-23 1342
5709 4월 18일 달날 여름날 마른번개 천둥 치듯 옥영경 2005-04-23 1342
5708 11월 15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1-24 1342
5707 2013. 2. 4.달날. 싸락눈과 함박눈 뒤 흐린 종일 옥영경 2013-02-12 1341
5706 2012. 4.13.쇠날. 빗방울 떨어지는 오후 옥영경 2012-04-17 1341
5705 2008. 8. 9. 흙날. 맑음 / 127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8-09-07 1341
5704 2007. 5.21.달날. 맑음 옥영경 2007-06-03 1341
5703 계자 104 이틀째, 6월 25일 흙날 덥기도 덥네요 옥영경 2005-07-08 1341
5702 11월 20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11-26 1341
5701 7월 22일, 열택샘 생일 옥영경 2004-08-05 1341
5700 [바르셀로나 통신 9] 2018. 7.22.해날. 드물게 저녁 소나기 다녀간 / 여름 밥상 옥영경 2018-07-23 1340
5699 143 계자 갈무리글 옥영경 2011-01-18 1340
5698 2009. 4.22.물날. 가을하늘 같이 맑은 그러나 바람 거친 옥영경 2009-05-07 1340
5697 2005.10.6.나무날.아이들 소리 같은 가을 하늘 옥영경 2005-10-08 1340
5696 9월 25일 해날 맑음 옥영경 2005-09-27 1340
5695 12월 8일 물날 흐림 옥영경 2004-12-10 134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