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23.나무날. 맑음

조회 수 350 추천 수 0 2020.08.04 01:39:57


 

오늘도 아이들을 기다렸다, 이 제도학교도 나도...


오, 보석 발견!

나는 늘 숨통이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어디 나만 그럴까.

자유학교 물꼬를 열게 된 배경을 안내하는 글에도

아이들의 숨통이 되고 싶다, 세상의 숨통이 되고 싶다는 문장이 있다.

숨 쉬는 공간!

이 제도학교 뒤로 작은 산이 이어지는데,

낮밥을 먹은 뒤 오늘 그 오솔길에 들어섰다.

학교 이 끝에서 들어가면 학교의 다른 끝으로 나오게 되는 길이었다.

아이들이랑도 걸어야지!

 

오늘은 퇴근이 늦었다.

제도학교의 이른 퇴근 시간은 도대체 적응이 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맞춰 나오자니 번번이 서둘게 되었는데,

내가 나와야 행정실 주무관이 문을 잠그고 나온다 싶자

늘 종종거리게 되었던 터인데.

뭔가 작업을 하다 이 흐름으로 두어 시간 더 하고 나오면 딱 좋겠는데 말이다.

오늘은 원격연수를 들어야했다.

동료들 퇴근 후 두어 시간은 혼자 남아있었다.

주무관이 알려준 전체 소등 버튼을 누르고 현관을 나왔음을 전했다.

원격잠금장치가 있는 거라.

가끔 애용하기로.

 

본교 특수샘이 병가인 이번 주이다.

분교 특수학급 일까지 번번이 같이 챙겨주던 그다.

그래서도 더욱 그가 없는 자리를 채워주워야 마땅할.

이번 학년도에 자폐아가 있어 유급 자원봉사를 쓰게 되었는데,

그제부터 출근을 했고,

교감샘, 담당교사, 자원봉사자로 이어지는 서류들을 챙겨야 했다.

사실 일이야 다 맡은 이들 소관이고

그저 교통정리하듯 이어주면 되었던.

 

이곳 제도학교 교장샘은 아이들이 빈 동안

학교를 가꾸는데 많은 시간을 썼고,

오늘은 유치원의 가구 배치 문제로,

또 각 교실에 교체할 스크린 색상을 같이 고르자고 부르셨다.

내가 뭘 알겠는가.

그러고는 사택에서(내가 기거하는 곳이 교장샘의 사택이라) 같이 점심을 먹었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온라인 개학 중이고,

그래서 급식도 하지 않으니 교사들은 개별로 점심을 해결.

어쩌다 먹는 단체식도 배달도시락,

그렇지 않고는 혼자 혹은 몇 몇이 모여 가져온 간편식들을 먹고 있다.


찐 대게 2마리가 왔다.

영덕을 다녀온 이가 혹 사택에 계시다면 전하겠다 했다.

물꼬보다 접근도가 좋은 곳이어서

물꼬 인연들의 방문도 쉽다.

주마다 물날 저녁을 열어두겠으니

그 날로 날을 모아들 만나자고 해두고 어제도 다녀간 이가 있었는데,

오늘 또 걸음 하는 이가 있네.

낯선 곳에서의 나름 고군분투를 헤아린 걸음이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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