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28.불날. 맑음

조회 수 306 추천 수 0 2020.08.06 04:45:33


 

여기는 한 초등학교의 교장 사택.

새벽 4시 깨서 내달에 내는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의 마감고를 확인 중.

07:30이 되고 있었다.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먹고.

제도학교의 분교에서 보내는 1학기의 주중,

오늘은 본교 출근.

분교로 가는 날은 거기까지 10여 분 운전을 하지만

본교로 출근하는 날은 출근길이라야 불과 얼마 되지 않는 걸음.

본관까지 100미터?

온라인개학 중인 지금은 주로 분교로 출근하지만

등교개학 이후에는 불날과 나무날을 본교에서 보낼.

 

제도학교에는 온갖 이름이 달린 비정규직이 많다.

그 가운데 본교 특수학급에도

올해 입학한 자폐 아동을 위해 얼마 전 유급 자원봉사자를 쓰게 되었는데

이 학교의 한 교사 지인의 연으로 오게 되었던.

지난주 올 때부터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더니만

오는 동안 점점 확대되더니

급기야 여러 교사들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었더라.

지나친 기독교인이었다,

기도하느라 한 시간도 채 못 자고 와서 피곤하다는,

자신은 천국의 열쇠를 받았노라는.

일을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담당교사의 요청에

사흘을 더 지켜봐 달라는 그의 바람으로 이후 거취를 결정하기로.

오전에 바로 그 아이 진새의 대면수업이 처음 있었다.

방문수업 대신 학교로 와서 수업.

현재 본교 특수학급에서는 주에 두 차례 아이들이 학교로 와서 수업,

분교 특수학급에서는 주에 세 차례 방문 수업 중.

제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하는.

, 이 수업은 본교이니 진행자는 본교 특수샘.

각자 자기 소속(본교와 분교)의 수업들을 해보고

서로 역할 논의하기로.

 

낮밥은 특수학급에서 몇이.

어제 분교에서 남았던 시래기국과 나물을 마저 나누다.

앞으로 같이 먹을 낮밥에 대한, 혹은 오븐 특강에 대한 기대들이 컸네.

불날과 나무날, 본교로 내가 오는 날의 오후는

그런 이벤트를 해보자는.

 

낮밥 뒤 학교 뒤란의 숲으로 가다.

두어 갈래의 길이 있지만 주 오솔길이라야 빠른 걸음이라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아침에도 걸었던 길이었다, 다래순을 따고 돌아왔더랬다.

마치 물꼬를 옮겨놓은 듯한 생활일세.

분교 아니라 본교여도 말이다.

 

오후 IEP(개별화교육계획) 회의록 작성하고,

본교 특수샘이 진행해줄 컨설팅 장학 공문 기안하고,

1시간 만에 뚝딱 일처리.

혼자서라면 택도 없다. 본교샘이 그렇게 함께 일을 해주고 있었다.

컨설팅 장학이라는 이름으로 주에 두 차례는 분교로 출근하기로.

제도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특수교육 제반에 대한 것들을 들을.

아이들 등교개학 이후에도 불날과 나무날은 본교에 오니

미리 흐름을 만들기도 좋겠기에 그날로 잡기로 하다.

어제 소희샘이...”

샘 한 분이 잔대를 나누어준 것을 본교 특수샘이 내게 전하다.

교사들은 공동구매로 나누는 것들이 여러 가지였다.

쌈채농장이 많은 인근,

이번에는 나물이 주제였던.

나는 겨우 인사나 나눈 사이인 걸

내게도 한 봉지 남겨 놔주어 뜻밖이었고, 고마웠다.

이렇게 동료가 되어가는.

 

, 다시 마감고와 씨름한다.

오늘 아침 09시에 마감하기로 했던 마감고를 하루 더 말미를 얻어 보고 있는데,

아직 4분의 1이 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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