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13.흙날. 비

조회 수 289 추천 수 0 2020.08.13 02:42:28


 

비 덕이기도 했다.

주중에 제도학교에 머무느라 못다한 일들을

주말이면 물꼬에서 마구 몰아쳐 해왔더랬다.

발바닥 통증 때문에도 쉬고 또 쉬는 한낮이라.

오늘 아침은 아침뜨락에 드는 일도 하지 않았다.

 

비 내리는데 습이네들 집은 괜찮은가.

비가 와도 들어갈 생각을 않던 습이들은

창대비에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호텔 캘리포니아라 이름 지은 제습이의 커다란 집은 말짱했으나

처마가 없는 제습이 집은 젖어 있었다.

뚫린 벽 위쪽에 천막이라도 대야겠네.

마침 얘기를 들은 준한샘이 주중에 물한계곡 이쪽으로 일 하나 온다 하기

천막 쪼가리 하나 챙겨 붙여 주시겠다네.

누구라도 하는 물꼬 일이라.

 

학교아저씨가 쪽파를 다 뽑아두었다 했다.

내가 올 주말이면 할 일을 그리 챙겨두시는.

식구들이 모여 앉아 다듬고 얼마쯤을 남기고 김치를 담았다.

 

, 물꼬로 들어온 메일로 답 하나.

얼마나 도움이 될까만 무어라도 마음이 나아지자고 보냈을 글월이라.

몇 줄 답하다.

다른 사람의 말이란 게 우리가 처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읽히지 않더뇨,

그러므로 내가 평안해야.

그렇게 되면 더러 부정적인 말까지 부드럽게 받을 수가 있는.

다른 이의 악의나 잘못으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받는 내가 어찌 받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는 것.

부디 마음을 좋게 유지하시라 했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2020. 5.12.불날. 바람 많고 맑은 옥영경 2020-08-08 296
6493 2020. 6.23.불날. 흐려가는 하늘 옥영경 2020-08-13 296
6492 2020. 7.13.달날. 비 옥영경 2020-08-13 296
6491 2021. 5. 3.달날. 살짝 흐린 옥영경 2021-06-09 296
6490 2023. 2.19.해날. 맑음 옥영경 2023-03-15 296
6489 2024. 1.19.쇠날. 흐림 / 문바위 옥영경 2024-01-29 296
6488 2020. 5.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0-08-12 297
6487 2020. 6.24.물날. 비 / 장마 시작 옥영경 2020-08-13 297
6486 2020. 7. 4.흙날. 흐리다 겨우 두어 방울 비 옥영경 2020-08-13 297
6485 2020. 7.11.흙날. 옥영경 2020-08-13 297
6484 2021. 7.21.물날. 맑음 옥영경 2021-08-09 297
6483 4월 빈들 닫는 날, 2023. 4.23.해날. 꾸물덕거리는 하늘 옥영경 2023-05-29 297
6482 2023. 4.29.흙날. 비 옥영경 2023-06-01 297
6481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297
6480 2020. 6. 2.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98
6479 2020. 7.14.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298
6478 10월 빈들 여는 날, 2022.10.21.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12 298
6477 2022.11.19.흙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98
6476 2023. 1. 1.해날. 흐린 하늘을 밀고 나온 늦은 해 옥영경 2023-01-08 298
6475 2023. 3.2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8 29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