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한 편의 글을 받았고,

한 편의 글을 보냈다.

온 것은 어제 읽은 한 신문기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 이 아침 다시 읽노라며,

콩고 출신 난민 욤비 토냐가 한국에서 겪은 지독한 차별에 대한 고발이었다.

한국 공장에서 한국 사람은 무조건 왕,

그 다음이 조선족, 그 다음이 필리핀이나 베트남에서 온 사람들.

아프리카? 아프리카 사람들은 사람도 아니었다는.

보낸 건, 엊그제 내담자였던 이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한 책을 소개한 글이었다.

왜 자신의 이야기는 하나도 없냐?

왜 모두 남들 때문이라는 말밖에 없냐.

어떤 관계에서 나만 손해 보고 나만 참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땐

그 관계에서 나는 무엇을 기대했는가를 솔직하게 떠올려 보라고.

어설프게 착하지 말고

단단한 개인주의자가 되어 나에게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가지라고.

귀인을 내부에서 찾기.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문제의 해결을 밖에서 찾는 걸 그만하라고.

내가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따져보라고.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

늘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가치를 통째로 다른 사람의 손에 쥐여 준 것이나 마찬가지.”

외부의 평가로 자신의 삶을 통제하게 하지 말라.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의 강의록 일부였다.

 

교무과 보직교사와 교장샘이 특수학급에 들렀다.

오늘 장학사가 올 일이 있는데,

우리 교실의 꽃을 빌려 가시겠다는.

? 정말 그래서 오셨어요?”

학교 꽃밭의 고운 꽃들이 늘 교실에 들어와 있는 우리 학급이라.

그렇게 쓰이니 또 반갑고 고마운.

 

제도학교에서의 주중.

등교 발열체크 담당은 아니나 오늘 아침 하겠다고 했더랬다.

꽃을 꽂은 유리그릇과 주스와 컵들을 챙겨 자리를 잡다.

그런데 담당샘이 자신의 일이라 마음이 들썩여 그냥 나왔다고.

어린 아이 하나를 부부교사가 쩔쩔매고 있는.

그래도 여유로운 아침이셨다지.

어린 아이 키울 땐 아이 한 번만 안아줘도 일이 덜더라.

 

오늘도 어제처럼 체육관에서 아침 몸풀기를 시작했고,

등교한 1학년들은 어김없이 날 찾아들었다.

거기 축구공이 둘.

아이들과 땀 흠뻑 흘렸다.

배구 연습도 했다.

지난 불날 오후 교사친목모임에서 배구를 하고 거기 꽂혔달까.

손목에 멍이 들고 있다.

뭔가 잘 못된 듯도. 제대로 하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일 수.

전문가라 자처하는 두엇 샘한테 요령을 물어야겠네.

 

한 교사가 호두파이를 다식으로 들여 주었다.

오후 특수학급에서 수행을 끝낸 뒤 찻자리를 깔았다.

현관과 가까워 샘들이 교무실은 안 가도 여긴 온다고들.

참새방앗간이고 상담실이고 쉼터인.

2학년 담임교사가 학급 아이 상담을 의뢰하러 마침 왔다.

분교 본교가 같이 수업을 하며 개별수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 아이 혼자를 대상으로 좀 더 살펴보았으면 좋겠다는.

다음 주 불날부터 세 차례 정도 그 아이랑 수업을 해보겠다 했다.

이렇게 할 몫들이 있어 기쁘다.

아무 것도 안 해도 되지만 찾으면 또 일이 넘치는.

 

바느질거리를 하나 잡았다.

만들어진 앞치마에 수를 놓는.

사택까지 숙제로 들고 올 일은 아니고

작은 모임에서 노는 손은 바느질을 하는 데 움직이기로.

 

내일 시험인데 양이 많아서 고민이라는 물꼬 식구 하나의 문자가 들어왔다.

어차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거임

부담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도 못하면 안 되니까

하는 데까지만 한다 생각하기로.

기분이 무거우면 공부도 더 안 되니까! 영차!’

 

물꼬에서는... 대나무기도처 바닥 까는 일을 남겨둔 채 제도학교로 왔는데

주말에나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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