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작게 두세 방울 떨어진 때를 빼면
흐리기는 하나 비 없는 날이었다.
간혹 바람도 불고,
여름날치고 차다 싶을 만치 낮은 기온.
아침 8시부터 아침뜨락에 들어 일한다.
물꼬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주말이라.
아고라 둘레 측백나무 사이 잡초를 뽑는다.
연어의날을 앞두고는 들머리 쪽 열두어 그루를 빼고는 손을 대지 못했더랬다.
뜨락을 나오며 지느러미 시작점인 바위축대 틈새에
낮달맞이와 데이지도 좀 심었다.
어제 제도학교에서 얻어왔던 것.
오후에는 준한샘도 들어와 일손을 돕다.
사이집 마당에 또 잔디를 심었네.
거긴 어째 툭하면 잔디를 심냐고들 하실 테지.
여기 일이 그렇다.
이곳저곳 잔디 작업들을 하는 곳에서 남겨진 것들이 있으면 보내질 때 하는 작업이라.
잔디를 아주 심자고 했더라면 사 와서 한번에 했을 수도 있을 작업,
그런데 그럴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닌.
그저 노는 잔디 있으니 심는다, 그렇게 됐던.
오늘은 마당의 남쪽 편 빈자리에 심겼네.
일 잡은 결에 이미 심었던 잔디 사이 풀을 뽑고.
저녁답에는 아침뜨락으로 다시 들어가 옴자 글자 안에서 풀을 뽑았다.
한 출판사에서 여러 차례 문자를 보내왔으나
독촉 연락쯤 되는 문자를 다시 받고 오늘에야 답.
비로소 물꼬에 와 있으니.
출판사에서 아들과 공저로 책 하나를 기획 중.
청소년을 위한 독서책쯤.
'여건이 돼 서울에 올라올 일 있으면 만나자'는.
메일과 문자로라도 아들과 내 의견을 묻는.
원래 아들과 같이 쓰려던 책을 밀고
이번 기획안을 먼저 여름에 써보자고 의기투합했다는 정도의 대답을 보내다.
제도학교 종업식이 7월 31일, 아들 종강이 7월 23일.
바로 이어 며칠의 가족모임이 있고,
곧 계자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지나야 겨우 짬을 낼.
8월 중순 지나 만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