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여름 청계(8.1~2) 갈무리글

조회 수 375 추천 수 0 2020.08.13 03:51:22


 

초등 계자에 새끼일꾼으로 신청을 하고도

청계를 참가하지 못한 이들도 있고,

집안 애경사가 겹쳐 못 오기도.

이제 고3 수험생이 되어 걸음이 막히기도 하고,

아직 방학을 하지 않아 기숙사에서 몸을 빼기도 쉽지 않아 포기하기도 하고.

, 서울에서 오는 사촌 둘도 급기야 빠졌다.

그들은 초등 때도 두 차례나 계자에 대기자로 등록했으나

빠지는 이들이 없어 결국 계자를 못 오기도 했던 이들.

그리하여 모두를 대표한 청계의 두 사람이 남긴 아래 글이라.

 

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고치고, 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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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박우빈:

6 5년 전쯤 처음 왔을 때는 지금이랑 다르게 분위기도 신나고 즐거웠었는데,

이번에는 나랑 동갑인 친구 한 명만 같이 한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조금 걱정했지만

끝나고 나니, 사람이 얼마나 오든 그에 맞춰서 얻을 건 다 얻고 의미있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럽다. 첫날 부모님이 가시고 난 뒤, 걷고, 설거지하고,

마늘 까고 등등 평소에 나에겐 귀찮고 할 필요도 그다지 느끼지 않아 항상 후순위로

미췄던 일들을 직접해보니 아무리 다른 걸 잘해봐야 이런 것들 잘하지도 못하는 게 좀

내 자신에게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이런 경험들이 내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 걸 알기 때문에 다음부턴 그런 소박한 일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뀔 것 같다.

사실 내 인생에 대해 평소 집에서도 생각을 자주해본다. 그래도 항상 어지럽고 어렵고

정리되지 않은 내 감정과 주관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어젯밤에 서로 이야기

주고받으며 내 깊은 곳에 묵혀져있던 감정과 과거들을 속시원하게 알 수 있어서 잠도

더 편하게 자고 솔직히 올해 가장 의미있었던 시간이 닐까 하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걷고 운동하고 조금 힘들었지만 오히려 나도 아침에

대책없이 피곤한체로 헬스장 가는 것보단, 아침 집근처 길들을 걷고 느끼면서

상쾌하고 활기차고 의미있게 아침을 보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12일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거의 몇 달에 걸쳐서 깨닫고, 얻고,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을 얻었다는 게 집 가기 직전 내 입장으로선 신기하고, 시원하고,

또 막막해지기도 하고 여러 감정들이 오가지만 결론적으론5년 전 처음 왔을 때 분위기를

즐기진 못했지만, 그와는 다른, 혹은 더 이상의 장점들을 느끼고 얻는 것 같다는 생각에

차라리 더 잘된 것 같고 감사하기도 한다. 나중에 또 기회되면 오고 싶다.

 

11년 임수인:

평소에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여 속이 개운해지고, 이야기를 듣고 하면서

나는 어떤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한층

더 또 다른 생각들, 다른 방향의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된 것같아 뜻깊은 시간이었다.

부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는데 부정적인 것들이 또 한편으로는 나의 강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지금 나는 이렇지만 그래도

괜찮아?”를 깨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는 이야기들을 이해하고 존중받는 느낌을 받은 게 엄청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겐 괜찮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따.

아침에 개운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하루를 시작하는데 상쾌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집에 가서도 할 수 있다면 아침에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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