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20.나무날. 맑음

조회 수 81 추천 수 0 2020.09.06 11:47:00


 

제도학교 분교 방학 중 근무 사흘 가운데 마지막 날.

오전에는 동화로 두 아이의 언어치료를 돕고,

오후에는 한 아이의 대중교통타기 연습과 소근육 훈련 돕기.

성말이와 은별이가 사흘의 끝수업을 두 시간 하고 나갔고,

6학년 한동이를 데리고 인근 도시로 넘어가다.

사흘 동안 이 더위에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전은 쉽지 않았다.

아이를 집에 내려주고서야 에어컨 사용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더랬네.

에어컨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지낸 습관으로 말이지.

내 서툼으로 애가 고생, 어제는 그의 할머니까지 고생.

오늘은 오전에 미리 그늘로 차를 옮겨놓았고,

나가기 전 차가운 물을 차에 흠뻑 덮어도 씌웠더라만.

 

오늘은 새로운 도예공방부터 들리다.

어제는 못했다. 다른 공방이었다.

미리 우리에게 연락이 온 것도 아니고 그제 그곳에 도착해서야

갑자기 코로나19 세력 확대로 수업을 중단키로 했다는.

우리는 이번 일정 아니면 후임교사에게 일을 넘겨야 하는.

하여 혹시 다른 공방이 가능할까 알아보았던 어제였다.

마침 인근 도시 한 곳이 수업이 된다 했던.

손으로 또 물레로 아이가 흙을 만지는 곁에서 같이 작은 꽃병 하나와 접시를 만들다.

 

그야말로 파김치가 되어 아이의 집에 도착했다.

선풍기를 틀어놓은 마루가 시원했다.

몸이 그만 바닥에 붙었다.

좀 누우셔요, 선생님.”

그렇다고 어찌 누울까.

물을 마시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그 사이 할머니가 풋고추만 썰어넣은 부침개를 내왔다.

아고, 이 더위에...”

대접할 것도 없고...”

맛난 고추지짐이었다.

어른들의 음식은 언제나 한 맛 더 있다.

먹는 사이 부엌으로 다시 들어간 할머니가 또 한 판을 내왔다.

못 먹는다 손사래 치니 그걸 싸주시는,

거기에 풋고추를 한 움큼 따로 또 싸주시는.

할머니, 이런 거 받으면 안돼요!”

선생님은 우리 한동이 데리고 다니고, 어제 저도 고기 사주시고...”

 

분교를 지나 돌아오는 길,

바느질모임에 잠깐 얼굴 보이고,

한 이틀 만들고 있던 바늘쌈지를 마무리 짓다.

나오는 내게 이웃에서 얻었다며 꽈리고추 한줌과 참외 한 주머니를 내주시는 주인어른.

한동이의 할머니도 그렇고 어른들의 품으로 마음 한껏 부유한 또 하루라.

냉장고에서도 꺼내올 것 있어 이른 시간에 미리 들리지 못했던 사택을

오는 길에 들러 챙겨내고,

대해리로 돌아와 물꼬 들어서며 습이들부터 인사 나누고,

가마솥방에 짐을 부려 정리하고.

사흘이 이리 또 끝났다. 뜨거웠던 한여름 사흘!

 

방학 중 근무 마지막 날인 오늘은 제도학교가 긴박한 상황이었네,

어제 관내 코로나19 초등 확진자가 생긴 일로.

94일까지 돌봄은 운영하지 않는 걸로,

그래서 오늘 오전 급하게 아이들을 보내고 돌봄실은 문을 닫은.

개학 관련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인한 가정 학습 안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내일 담임교사 긴급 협의회가 오전 10시에 교무실에서 열리는.

나는 물꼬로 넘어오다.

내일 오전 이장님 비롯 몇과 협의할 건이 있어.

아직도 진행이 막혀있는 사이집 준공 건으로 이장님 관련 서류도 필요한 부분이 있고.

내게 맞춰놓은 시간이라 옮길 수 없다 하고.

교무실에서 결정된, 혹은 나눈 이야기는 본교 특수샘 편에, 또 본교 교장샘편 에 넘어올 거라.

자주 본교 특수학급 담임샘한테 묻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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