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21.쇠날. 맑음

조회 수 337 추천 수 0 2020.09.16 13:12:31


 

어제 잠깐 방학 중 근무 수업과 수업 사이에 166계자 갈무리글을 비로소 누리집에 올리다.

이제야 계자 후 통화를 각 가정과 하리.

그런데, 또 먼저 끼어드는 일들이 있다.

이장님댁 방문.

달골로 건너가는 다리에 생긴 문제로 민원을 제기한 바 있었고

관련하여 논의.

더하여 사이집 준공 관련 복잡한 절차에 이장님 서류가 필요한 것도 있어.

산지와 농지 사용허가부터 설계사무소에서 서류가 준비된 게 2013,

꼭 그것만은 이유가 아니지만 재정이며 여의치 않아 이적지 떠다닌 일이었다.

올해는 넘기지 말자 하는데...

면사무소에서 챙겨주어야 할 이장님 관련 서류는 이메일로 받기로 한다.

포도를 출하하기 위해 마을의 몇 형님들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크기도 달기도 색도 여느 해를 따르지 못한 수확물이었다.

, , 비 때문이었다.

이제 마을에는 포도농도 몇 남지 않았다.

2014년부터 몇 해 물꼬도 그 하나였다.

이제는 다 패 낸 포도나무.

그 이전엔 사과나무가, 이후엔 표고며 다른 농사들이 자리를 잡았던 산마을.

생태계의 자연스런 변화처럼 농사짓는 들도 그러하였다.

어째 그리 안 보였어?”

코로나19 때문에 물꼬도 멈췄더냐 묻는 것이었다.

이번학기에 주중에는 다른 초등학교에 나가고 있었구요,

그래도 주말에는 조그맣게 계속 꾸리고 있었어요.”

해마다 깻잎을 한아름 따서 들여 주는 형님은 올해는 물꼬에 사람들이 안 오나 했다고.

대파 좀 가져가!”

 

서서히 한 공간씩 손을 대야지.

비어있던 1학기였던 셈이고,

주말에 제도학교에서 물꼬로 돌아오면 일정을 진행하기 바빴던.

전체를 한 번에 다하려면 살림이 커 일이 많은 물꼬,

오늘은 가마솥방 들머리 장부터 먼지를 털어내고 정리한다.

양념장 선반의 병들도 다 내려 털거나 닦거나.

거기 수를 놓은 천도 하나 걸어두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업을 지원하러 가던 제도학교는

이 달 24일에 하려던 개학을 94일까지 등교를 미루게 되었다.

온라인수업으로 급작스레 전환되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된.

제도학교 교장샘이 전화를 주셨네.

831일까지 계약을 체결했던 바,

마무리는 물꼬에서 재택으로 해도 되겠다는.

그렇지만 본교 특수샘과 논의하며 처리할 몇 가지 문건은

등교를 해서 해결해야.

분교며 본교며 책상은 살피고 와야지.

일단 24일 출근을 할게요.”

바지런을 떤다면 하루도, 아니면 이틀은 나가서 마무리를 해야 될 게다.

 

내일 하기로 했던 한 서점에서의 강의는 잠정연기.

열다섯이 모인다 공지했지만 이미 열여섯으로 모두 구성돼 강의요청을 해왔던.

서점은 한동안 문을 닫을 거란다.

역시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한 결정이었다.

저녁답에 하기로 한 출판기획회의도 오늘 통화로 대체.

좀 더 보강한 기획서를 보내오기로 했고,

9월 마지막 주 정도로 다시 시간을 마련해보기로.

아들과 엄마가 같이 쓰는 십대 독서안내 책이다.

 

166계자 마지막은 급박했더랬다.

아이들이 학교를 나서기 직전 한 아이의 열이 39도를 넘어가고 있었다.

수범이는 갈무리글까지 쓰고 그대로 누워버렸던.

워낙 에너지를 한껏 뽑아내고 마지막에 그리 쓰러지다시피하던 이전 경험이 있어

으레 이제 갈 때 돼 그러나보다 했는데,

몸이 펄펄 끓었다.

하다샘이 책방 소파로 옮겨 돌보았고,

떠나기 전 조금 가라앉아 수진샘이 아이를 데리고 기차를 타고 떠났던.

종합감기약을 먹이고 재우며 좀 나아지는가 했지만,

결국 입원을 했다. 장염이었다.

더러 열도 나고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다치기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면 여러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부모가 없는 시간이니 긴장하게 되는데,

아찔했더랬다.

제가 물꼬를 안 가봤다면 모를까 옥샘이 부엌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아는데...

오히려 다른 아이가 아니라 수범이가 아파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마웠다.

그 아이는 그리 아프고도 물꼬에서 보낸 시간을 즐겁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진샘이 수범이가 쓴 그림일기를 보내왔다.

건강을 찾아 고맙고 고맙고 고마웠다.

아이는 괜찮아졌지만,

찬찬히 계자를 되돌아보며 음식이고 물관리고 소독이고 어디가 허점이었나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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