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27.나무날. 갬

조회 수 330 추천 수 0 2020.09.17 23:52:37


 

아직 남은 사람이 젖은 땅을 말리고 있었다.

(이 일지는 이 한 줄을 쓰고 멈춰 있었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아마도 날이 갠 것을 표현한 은유가 아니었나 싶은...)

해는 나왔다 들어갔다 까꿍놀이 중.

태풍 바비의 비바람이 훑고 지나간 달골을 돌아보다.

모다 무사하다.

백일홍 같은 몇 포기의 키 큰 꽃들이 쓰러졌을 뿐.

창문들을 열다 창틀을 닦다.

물티슈 하나와 몇 개의 솜방망이로.

물티슈를 빨아가며 구석구석.

날마다, 그렇다고 주마다 하는 일도 아닌,

어쩌다 이렇게 보일 때 하는 창틀 청소라.

09시 책상에 앉다.

 

제도학교 특수학급 본교 담임샘의 연락.

1학기 학급 아이들 학습평가를 끝내고 결재까지 받았노라는.

내 일을 거기 일에 같이 엎었더랬다.

그가 내내 해오던 일이었고, 그래서 어렵지 않은.

나는 (비제도학교라)하지 않았던 일이고, 내가 하자면 하루로 모자랄 일이었다.

결국 그의 손이 덜어준 것은

역시 물꼬에 손을 만들어준 것이라.

오늘까지 마감해야 하는 물꼬발 교육청 서류가 있었네.

그런 일이란 늘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더니

제도학교에서 얼마쯤을 보낸 시간 덕인지,

머리 안에서 먼저 잘 꾸려놓은 덕인지, 금세 처리하다.

 

이제야, 이제야 부모님들과 계자 후 나머지 통화를 하다.

사진이 올라가지도 못한 상황인데

(이게 좀 사연이 있기도 하다.

여러 사람이 여러 기기로 사진을 찍어 변환에 시간이 걸린다고도 했고.

마스크들을 벗은 상황이라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공개해야지 않나 싶기도.

게다 1차로 맡은 이도 2차로 맡은 이도 일이 바빠서도.)

그래도 계자 기록을 통해서도 그림이 그려지더라고,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며 곶감 빼듯 하나씩 하나씩 계자의 날들을 떠올린단다.

수범이가 높은 열로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고생을 치렀고,

두 아이가 설사로 병원에 가니 장염 끝물이었더라지.

아이 돌본 끝은 없다고 옥샘이 더 마음 고생하셨겠다.’

외려 위로를 들었다.

물꼬는... 어째 갈수록 착한 사람들만 모이는 것 같은...

당신들의 이해에 눈시울이 붉어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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