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불날. 맑음

조회 수 310 추천 수 0 2020.09.21 12:05:05


 

원피스며 마스크걸이며 경옥고며... 물끄러미 본다.

오늘 제도학교에서 동료들이 전해준 것.

손재주가 좋은 급식실의 식구 하나는

원피스를 만들어 선물했다.

제도학교 지원수업을 가는 동안에도 단체급식에서 고기를 먹지 않는 나를 살펴

따로 밥상을 준비해주기도 하던 급식실 식구들이었더랬다.

지난 주 본교 특수학급 교사를 통해 전달되었으나 이제 받은.

그 며칠 전 내 팔뚝을 한 번 재보자길래 무언가 했더니만.

 

한 학기 제도학교 지원수업을 어제 일자로 마치다.

재택근무도 있었고, 온라인학습 기간도 꽤 길어

정작 근무는 그리 긴 날이 아니었다 생각했는데,

또 그렇지가 않았더라.

돌아보니 포개진 날들이, 거기 주렁주렁 달린 풍경들이 있었다.

화려한 마지막 날이었다 할까, 무려 5시간에 이르는 통화들이 있었다.

중학 진학대상자 선배치 결과가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나왔던.

해서 담임교사로서 마지막 업무였고, 해결될 때까지 손을 놓지 않겠다는 선언의 시간이었다.

(이후 아이 보호자인 조모 대리자로 나설. 이름 석 자를 빼고 한글도 모르는 조모.)

 

오늘 이제 비근무자로 일정이 끝난 학교를 방문.

인사 다 생략하고

바로 본교 특수학급에서 본교 분교 특수샘들과 분교 전임자와 3자 회동이라.

굳이 얼굴보고 이월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역시 중학 진학대상자 6학년 아이 건이었다.

벌써 선배정이 끝났는데, 그 아이가 원활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어제 이곳저곳 전화를 돌려 여러 기관들의 의견과 사정을 들었고,

우리 모르게 진행된 일들도 있음을 확인,

그리고 일을 맡은 기관에서 공문이며 제대로 수순을 밟지 않은 것들도 알았다, 알아냈다.

이의신청을 어찌 할 것인가,

재심청구는 어찌 되는가,

그 전에 공동학구 쪽 시와 군 교육청의 장학사들과 조율을 하는 과정이 있을 게다.

어제 마지막 통화는 다시 조율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소식으로 끝났더랬다.

오늘 그래도 염려되노라고 담당 장학사와 재통화를 하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는데,

서류로 확인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동료들과 셋의 의견을 모아 이의신청서를 작성하다.

적어도 오늘의 항의방문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듭 말하는 담당 장학사였다.

나중에 일 다 끝나고 차를 나누자는.

 

멀리 나선 걸음에

혹 물꼬에서 만드는 명상정원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사람들이 전한

인근 지역의 유명하다는 정원 둘을 들여다보고,

이렇게 나오기 쉽지 않을 길이라 좀 먼 곳의 소품가게도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국화 화분을 여섯을 들고 와 학교에 놓다.

달골 들머리 창고동 앞 꽃밭을 지키는 요정들 은동이와 금동이 곁에 끝동이도 놓다.

 

6학년 특수아동의 배치 문제가 끝날 때까지는

지원수업을 했던 제도학교로 걸음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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