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죽을 낸 밥상 앞에 앉다.

완전 영양식이네!”

멧골에서, 오래된 인연들이 앉아 밥을 먹는 일, 귀하고 고맙다.

 

아침 9시 달골 아침뜨락.

오늘 점심께 커다란 광나무 두 그루 들어올 거다.

구덩이를 파다.

옴자 시작점에서 벽돌길을 따라 왼쪽에 한 그루, 좀 더 걸어가서 오른쪽 한 그루 심게.

여름에 그늘이 좀 있었으면 싶은 딱 그 자리.

마음에 두었던 일이긴 하나 일은 또 급작스레 그리 벌어지고 있었다.

아침 10시에 물꼬를 나설 무범샘이 삽질을 부지런히 하며 손을 보태다.

곁에서 나는

아침뜨락 들머리에 나부끼는 다루촉(룽따라고 뒤섞여 불리기도 하는)을 새로 하나 걸었다.

 

광나무가 왔다, 인부 셋과 함께.

어제 인근 도시의 한 고교 뒤란을 정리하며 나무들을 팼고,

두 그루를 물꼬에 모시기로 했다.

한 그루가 더 더해져 들어왔다.

철쭉도 얼마쯤 같이 왔다.

우리 식구들끼리 심기에는 덩어리가 좀 큰일이겠기에

해서 얼떨결에 인부들도 부르게 된.

세 그루가 자리를 잡고,

철쭉은 오메가 바로 위로 부채꼴모양으로 심었다.

사람들 들어온 덕에 지느러미길 따라 메타세콰이어를 심으려는 구덩이들도 팠다.

 

아이들 들어오는데 맞이를 못하나 했더니

가마솥방으로 돌아와 털썩 앉아 막 다리를 쉬는데 소울네 오다.

소율 소연 소미는 공간을 안다고 저들끼리 책방이며 학교를 돌고,

유설샘과 그간 지낸 이야기를 나누다.

지난여름 다녀가고 일년만이었네.

그네가 부려놓은 상자들을 보는데,

무 한 개 5천원, 수박 한 덩이 3만원, ...

채소와 과일 물가를 말로만 들었다가...

미루샘네 회사에서 재택근무 직원들에게 먹을거리를 보냈다는데

라면도 든 꾸러미가 영동행 출발 전 막 도착했더라나.

그대로 실려 오고,

기지떡을 두 상자나 실어오고

반찬도 부부가 한 가지씩 해서 왔네.

, 물꼬 사람 맞네. 말도 않았는데 반찬도 챙겨 오시고!”

물꼬가 전한 장볼 목록도 챙겨서.

코라나19의 시절, 차도 마을 삼거리에 두고서 걸어들 들어오다.

여느 쇠날이라면 밤에 들어오는 기락샘도 마침 일찍 오다.

 

저녁밥상, 아이들이 곧잘 먹어 고마웠네.

두 패로 나뉘어 달골 차로 오르다.

비가 많았다.

밤새 점점 굵어지다.

 

새 책이 들어오다.

새로 들어왔지만 헌책방에서 온.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인간사랑, 1999)

요새 개 관련 책들을 보는 중.

1975년에 나와 동물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만든,

동물권리에 대해 전세계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책이라 할 만한.

환경보전주의를 이끈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나란히 섰던 책.

2006년 번역판으로 이제야 책장을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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