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16.물날. 흐리다 가랑비

조회 수 395 추천 수 0 2020.10.10 01:05:04


 

.

사람이 참... 촉이란 게 있어요!”

정비기사가 말했다.

이 상태로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물꼬를 나서는 하얀샘 편에 인근도시의 정비소로 두어 차례 보내기도 했더랬는데,

망가진 댐퍼(현가장치. 쇼바라고 하는)를 중고를 구해 갈았더랬고,

엔진오일을 갈러도 보냈던.

이번에도 내일 하얀샘이 들어오는 길에 가져가겠다는데,

아무래도 오늘 내가 나서야겠다 하고 간 길.

어머나! 냉각수가 하나도없었다. 길에서 퍼지거나 터지거나(?) 할 뻔.

계기판의 냉각수 온도가 최고점에 가 있었다.

천천히 냉각수를 넣었고,

끓어올라 위험했다.

오래 기다렸고, 다시 넣고.

차를 들어 올려 새는 곳이 어딨나 살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일단 계기판을 계속 확인하며 차를 가져가고

이삼일 뒤 다시 들리기로는 하는데,

다음 주 중학생들 예술명상 수업하러 다녀들 간 뒤에야 와야지 한다.

그 사이 냉각수가 다 빠지는 상황이 생기지 않는 걸 전제로.

 

200613일부터 끈 차이니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서울 4대문 안만 못가는 게 아니라 청주도 못 들어간다는 안내장이 왔던 참이다.

읍내 나가는 길에 면사무소에 들러

내년 630일까지 저공해조치 단속유예를 신청해놓았다.

맡겼던 예취기를 찾아 마을로 돌아오다.

학교아저씨는 운동장 반쪽을 예취기로 정리하고 있었고,

들린 준한샘도 잠시 갈쿠리를 들고 손을 보태고 있었다.

어제 다소 상한 마음이 오늘까지 넘어와 우울이 안개처럼 깔렸어도,

힘이 다 빠져서도 차려지는 밥상이라.

 

물꼬에서 보낸 사흘, 아무 맘 없어서 좋았다며

수행에 다녀간 분이 근래 앓고 있는 마음을 적어 보냈다.

답이라고 쓰는 글이 내가 내게 하는 말이 되어 위로로 왔네.

 

그 울컥하신 마음을 헤아리자 싶으니... 모든 의욕을 다 가져가버리는, 시커먼 심연으로 아주 

깊숙이 들어가는 마음일... 잘 다독여 돌려놓아도 또 금세 나락으로 떨어지는 마음...

 

다 소용없다 싶어도 찬찬히 돌아보면 위로의 것들이 있어요. 그러니 사람이 살지. 샘 곁에 각별

한 친구 분들이 또 있잖아요. 어쩜 그리 끼리끼리라고 동행했던 샘도 샘같이 퍽 좋더라!

자신을 지탱하는 게 궁극에는 자신이지만, 거기 기여하는 게 언제나 우리 옆에 있어요. 돌아가신

우리의 어르신들도 여전히 나를 지켜주는 정령이고, 저만해도 오늘 낮에 잠깐 마음이 저 아래로

내려간 순간이 있었는데, 볕과 바람과 앉은 자리가 제게 위안이 되더라구요. 가끔 이곳에서 해결

해야만 하는, 줄을 선 일들이 까마득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 내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이런 시간을 갖는 호사를 누리는 구나 마음이 좀 나아졌어요.

 

버튼을 만드셔요. 마음이 아플 때 위로가 되는 장면이나 문구가 있다면 그것에 번호를 붙여놓고

꾸욱 눌러요. 오늘 우리 그걸 1번이라 부릅시다. 나는 나만 구할 수 있는 때가 있음!

 

기회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 번만 있는 것도 아닌. 우린 언제나 다른 날이 있어요. 날마

다 죽었다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잠이 또 있는 걸요. 물꼬에서 아무 맘 없이 있는 것, 그게 물꼬

에서 지내며 몸으로 익혀가는 일인 듯. ‘아무 맘 없이!’ 지내봅시다! 연습하면 나아집니다요.

 

상처는 그것을 상처하고 생각하는 이에게 상처.

자식은 언제나 부모를 배반해요. 그리고 그 자식은 그의 자식으로부터 또 배반을 당하고. 숙명

같은 것.

바람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듯 애먹이는 자식새끼고 무심한 남편이고 그저 스쳐 지나게 해보기.

나를 연민하는 방법이 내가 아팠던 걸 곱씹는 식이 될 필요는 없음. 저는 그런 순간 일단 자고

봐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이 마지막 한 말이 한때 저를 지탱해주기도; 일단 자

,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

 

(...) 단단하다기보다 빨리 일어서는 법을 아는. 대배가 그래요. 날마다 철퍼덕 엎드렸다 일어나는

연습이니까. 불과 5분 전에 세상을 다 가진 듯 의기충천하다가도 금세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또

마음. 마음의 속성을 아는 게 중요!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천지로 날뛰는 게 마음. 부디 그저

지금 내 마음이 그렇구나물끄러미 바라보시기.

 

영차!

사는 일이 그래요. 뭔가 자꾸 힘을 내냐 해. ? 인간 존재가 그야말로 원래 그런 것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5400 9월 예술명상 이틀째, 2020. 9.23.물날. 가끔 하늘이 열리는 옥영경 2020-11-11 318
5399 7학년 예술명상(9.22) 갈무리글 옥영경 2020-10-20 377
5398 9월 예술명상 첫날, 2020. 9.22.불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20-10-20 381
5397 2020. 9.21.달날. 아주 가끔 구름 옥영경 2020-10-20 362
5396 2020. 9.20.해날. 맑음 옥영경 2020-10-20 375
5395 2020. 9.19.흙날. 맑음 옥영경 2020-10-18 350
5394 2020. 9.18.쇠날. 갬 옥영경 2020-10-18 349
5393 2020. 9.17.나무날. 가끔 구름 옥영경 2020-10-10 365
» 2020. 9.16.물날. 흐리다 가랑비 옥영경 2020-10-10 395
5391 2020. 9.15.불날. 맑음 옥영경 2020-10-10 351
5390 2020. 9.14.달날. 맑음 옥영경 2020-10-10 338
5389 2020. 9.13.해날. 갬 옥영경 2020-10-10 355
5388 2020. 9.12.흙날. 흐린 속에 간간이 가랑비 옥영경 2020-10-09 347
5387 2020. 9.11.쇠날. 간간이 떨어지던 비, 저녁에 쏟아지다 옥영경 2020-10-09 369
5386 2020. 9.10.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0-10-09 316
5385 2020. 9. 9.물날. 저녁 쏟아지는 비 / 사흘 수행 닫는 날 옥영경 2020-10-09 335
5384 2020. 9. 8.불날. 빠른 구름, 아주 가끔 구름 뒤에 선 해 / 사흘 수행 이튿날 옥영경 2020-10-08 330
5383 2020. 9. 7.달날. 태풍 하이삭 / 사흘 수행 여는 날 옥영경 2020-10-08 326
5382 2020. 9. 6.해날. 비, 태풍 가까워지는 옥영경 2020-10-08 328
5381 2020. 9. 5.흙날. 흐리고 가끔 은실비 옥영경 2020-09-21 42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