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28.달날. 맑음

조회 수 360 추천 수 0 2020.11.15 11:35:05


 

송이버섯을 구웠다.

소금물 살짝 묻혀 열기는 더 살짝 닿은.

기름장도 내고 된장도 내놨지만 송이 향 그득 머금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맛난.

산 너머 산에서 따온 것이었다.

우리 눈에 보인 건 아니고, 산사람으로 지내는 이웃이 따서 들여 준 추석선물이었다.

온 식구가 젓가락 여러 차례 가도 될 만치였다.

 

오후에는 아래 학교에서는 호두껍질을 벗기고 씻고 말리고,

달골에서는 창고동 현관문을 닦았다.

비가 많았던 여름이 그곳들도 시커멓게 곰팡이 슬게 했다.

남쪽문은 여름 청계를 앞두고 하다샘이 닦기도 해서 험하기 덜했으나

북쪽문은 어찌 여태 보고 살았나 싶게 흉했다.

걸레질을 여러 차례해서야 색이 살아났다.

 

대처 나가 공부하는 아들이 어제부터 들어와 있다.

아직 이틀을 건너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지만

온라인대학생이라 여기 와서 수업을 들을 수도.

8시 수업 전 아침을 해서 멕이고,

낮밥은 1시간 안에 후다닥 끓여먹고.

다른 날엔 이걸 저 혼자 하고 살겠구나...

수업이 끝나고 나온 아들과

사이집 동쪽마당 잔디 사이 풀을 해질 때까지 뽑았다.

 

저녁에는 기락샘이 들어오고,

학교아저씨도 코로나19로 명절을 쇠러 떠나지 않았고,

잠깐 식구들이 다녀오는 집안 어른댁 차례상에 역시 코로나19로 올해는 참석치 않기로 했는 바

대해리에 여럿 복닥거리게 된.

어느 때보다 명절 같은 북적임이겠을세.

 

한 출판사에서 엄마와 아들이 함께 쓰는 독서 책을 기획했고,

우리에게 책을 쓰십사 했다

벌써 여러 달 오간 이야기.

아직 거친 형태이긴 하나 기획서가 와 있는 속에

아들과 그 건으로도 머리를 맞댈 한가위.

'9월에 뵐 수 있다면 다음 주 초가 될 테고,

아니면 추석연휴 지나 105일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언제쯤 만남이 좋을지 출판사에서 다시 문의가 온 게 지난 24일었고,

'아드님과 시간을 맞춘 뒤 연락을 부탁한다' 했다.

109일이나 10일 대전역에서 출판사 쪽과 만나는 정도로 서로 가닥을 잡아놓고 있네.

해마다 내리 다섯 권의 책을 내리라 했고,

그 세 번째 책이 될.

자녀교육에세이라고 내놓았지만 교육철학서로 볼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트레킹기라고 내놨지만 명상서로 볼 수도 있을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그리고 다음 책의 가제는 <십대, 책을 들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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