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다!

11학년 아이를 위해 모두가 함께 작전 짜기.

기락샘이며 하다샘이며 어른들이 아이와 함께 낮밥상을 물린 뒤 찻자리에 앉았다.

12학년 되는, 대학을 가겠다는 이 아이가 어디로 향하면 좋을까?

중학 졸업 뒤 고교를 다니지 않았고,

필리핀에서 공부하다 들어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생활하며

대입검정을 치러놨다.

이제 무엇을 어찌 할 것인가.

수학 못하는 이과가 수학도 못하는 문과보다 낫다

이과는 갈 데가 많다.

결론은 그랬다.

이제 돌아가면 재수학원으로 직행하기로.

입시판은 빨리 탈출하는 게 최상이니까

독하게 하고 재수는 안 하는 걸로.

 

열흘을 넘게 벗기던 고구마줄기였네.

이제 다인가 하면 또 한움큼 밭에서 따오고.

김치도 담가먹고, 볶기도 하고 무치기도 하다, 데쳐 말려 묵나물을 만들어두었네.

겨울계자의 좋은 먹을거리이리.

드디어 오늘은 고구마줄기 껍질로부터 벗어나

자잘한 마늘을 까는 일로 밥상 준비를 돕는 시간.

 

실타래. 주에 두 차례, 물날과 흙날에는 다른 날의 책 읽는 시간 대신 90분 집중상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는 무엇으로 기쁜가를 따져보았다.

내가 소중한 것들을 열거해놓고

버릴 수도 있는 것들을 지워나가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 과정이 결국 제 모습을 보게 되는, 또 제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된다.

진로지도란 것도 결국 제 행복한 길을 찾는 것 아닌지.

행복하려고 진로도 고민하는 것.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닿는다.

그 행복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로.

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

라는 문장을 곱씹기도 하였네.

우리는 몸의 성장 못잖게 마음의 성장을 또한 얼마나 갈구하는 존재던가.

우리는, 나아갈 것이다!

 

아침: 토스트와 잼, 우유

낮밥: 골뱅이소면무침

저녁: 밤밥과 홍합국, 돈까스와 샐러드, 건호박볶음, 코다리조림, 배추김치, 그리고 물꼬 요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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