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3.쇠날. 맑음

조회 수 386 추천 수 0 2020.12.16 23:11:02


 

이른 아침 대해리를 나서서 밤늦게 돌아오다.

학교에는 부엌의 후드를 떼서 닦다 학교아저씨한테 마저 부탁하고 나갔다.

나갈 걸음이면 여러 곳 일을 몰아서 하나씩 지우며 다닌다.

면소재지 농협부터 들러 면세유 관련 일부터 처리하다.

, 빙 돌아 마지막 일은 읍내 들어가 주문해놓은 모자이크타일을 찾아오는 것.

같은 제품이 배송비 포함해도 인터넷이 쌌으나 찾는 색깔이 품절이어

읍내 다이소에 주문해두었던.

사이집 세면대 타일 작업에 줄눈이 벌어지는 하자가 생겼고,물이 새는 틈도 틈이지만 그 아래가 나무여 썩어갈 것이라

11월에는 그 일을 미루지 않기로 했던.

 

지난학기 제도학교의 지원수업에서 남아있던 일 하나가 있었다.

대청호 둘레 마을 하나를 학급 아이와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오늘 하기로.

아이랑은 지난여름 대체활동을 했더랬고,

오늘 도예작업이 예약돼 있던 걸 홀로 수행한.

그 마을에 생태조합법인이 있고

아침 10시부터 낮 4시까지 점심포함 각 공간의 체험을 방문자들에게 주는 프로그램이

16만원의 참가비로 돌아가고 있었다.

마침 방문하기로 한 곳이 그 조합법인 구성원이기도 해서 그 일정으로 분잡함은 있었으나

한 공간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볼 기회가 되기도.

인절미를 만들고, 공원을 방문하고, 밥을 먹고, 도기를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도기는 구워서 보내주나 보다.

요새 그런 농촌마을이 많은 모양이더라.

사람들이 하루 들어와 머무는 물꼬 나들이도 같은 식인가.

예컨대 예술명상만 해도 물꼬 투어로 시작해 걷기명상 차명상 춤명상을 이어 하는.

, 물체가 남고 그렇지 않은 차이는 있겠네.

주인장이고 모두 그 일정에 사람들이 다 붙어

혼자 작업실을 차지하고 물꼬에 걸어둘 토기 풍경 세 개를 실어 돌아왔다.

 

오래 찾던 유리항아리 주전자가 있었다.

그런 물건이라는 게 있으면 좋지만 없어서 불편한 일은 아닌.

하지만 한 가지 물건쯤 갖고 싶은 게 있어서 무에 그리 사치일까 하며,

있다면 물항아리로도 인테리어소품으로도 춤명상 동행품으로도 잘 쓰이겠다 바랐던.

찻자리에서도 물을 담아두기에 좋을.

한 때 애써서 여러 곳에서 찾아보기도 했더랬다.

그러다 중국사이트에서 본 적 있는데,

대량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고,

하나를 따로 판다한들 주문할 것까지는 아니었다.

처음 그 항아리를 본 것은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며 사는 한 미국 할머니네 사진에서였다.

오늘 중국과 무역업을 하는 곳에 들렀다가 그걸 발견하였네.

30% 할인이라지만 가벼운 가격은 아니었다.

결국... 어떻게 했을까요?

 

지원수업을 하던 지난 1학기,

담임으로 마음을 많이 쓴 6학년 특수아가 있었다.

할머니랑 형과 사는 그 아이네를

마침 코로나19로 방문수업을 주에 세 차례나 가기도 하여서

방문이 그리 부담스런 일이 아니게 되었더랬다.

831일로 일을 끝내고도

그 가까이 갈 일에 세 차례나 들러 할머니를 뵙기도.

가는 걸음에 뭔가 밥상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걸 챙겨 가면

할머니도 밭에서 난 것들을 나눠주시곤 했다.

오늘 북쪽으로 가는 먼 걸음이어 그곳에도 들리마 하고 엊그제 전화 넣었더랬다.

일이 더뎌져 이미 해지고, 그래도 기다리고 계실 줄 알기

늦게라도 갔다,

한우국거리며 몇 가지 찬거리를 챙겨서.

고구마를 한 봉다리(!) 싸서 기다리고 계셨다.

형아는 인근 도시의 학교에서 주말을 보내러 오고 있다 했고,

아이도 지역돌봄체에서 저녁을 먹고 온다 해서 얼굴은 보지 못했다.

코로나19에도 여전히 잘 지내고들 있었다. 고맙다.

당신들은 모를 것이나 나는 다 물꼬 식구이려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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