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7.달날.맑음 / 내 삶을 담은 낱말

조회 수 1285 추천 수 0 2005.10.19 12:13:00

2005.10.17.달날.맑음 / 내 삶을 담은 낱말

자기 마음의 소망을 담은 낱말,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
그리고 나아가고자 하는 삶을 닮은 낱말 찾기를 했습니다.
그걸 배움방 공책의 제목으로 삼아 표지를 만들기도 하였지요.

나현; 산국
채은; 들꽃뫼꽃
도형; 너른 세상
하다; 평화
채규; 차돌
령 ; 우주

마치 별명처럼 아이들을 오늘은 죙일 그 이름으로 불러주었답니다.

웬만큼 가을걷이를 끝낸 농사부는
살림살이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젊은 할아버지는 겨울이 오기 전 꽃밭을 두루 살피시고
나머지 남정네들은 창고 세 군데를 계통(?)있게 정리합니다.
아이들은 마늘 놓을 밭을 매고 곶감집 남새밭을 더덕밭으로 일구고
호박을 따 들였습니다.

입학원서철을 앞두고 사람들 발걸음이 잦습니다.
오늘도 김천에서 상주에서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오는 사람도 맞는 사람도 생각 많지요.
자기 고집이 있어야 이런 산골 들어와 살겠다,
이런 학교 보내겠다 할 수 있는 반면,
또 들어와 살아내는 데는 바로 그 고집(욕심을 더한)과 싸워야 하는 역설이라니...
들은 게 많고 아는 게 많은 것이
외려 진리를 바라보는 눈을 흐리게 하는 모순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자기가 '안다'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모르는'일인지,
그 앎이 얼마나 많은 진실을 가로막는 벽인지를 이곳에선 자주 경험하지요.
살면 살수록 생의 그 단순함에 고개 끄덕이게 됩니다.
자기 것은 고스란히 안고 이곳에서 얻기만 하려든다면
틀림없이 그는 이 산골을 다시 떠나야 할 것입니다.
잠시 온 생이라 하나
내가 앉은 자리에서 영원히 살 듯 해야는 게 또 우리 생 아니던지요.
지난 봄학기 겪었던 큰 어려움 하나는
어째 공동체에 머무는 이들이 모두 임시로 사는 듯한,
그래 저 역시 집이면서 늘 남의 집에 있는 듯했던 분위기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는 이곳이 집일 수 있는 사람들과 살고 싶습니다,
잠시 머물다 일어서더라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958 2022. 4.28.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67
5957 2022. 4.27.물날. 맑음 옥영경 2022-06-09 339
5956 2022. 4.26.불날. 비 내리다 긋다 옥영경 2022-06-09 365
5955 2022. 4.25.달날. 흐림 옥영경 2022-06-09 368
5954 4월 빈들 닫는 날, 2022. 4.24.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09 359
5953 2022. 4.23.흙날. 맑음 / 찾았다! 옥영경 2022-06-04 451
5952 2022. 4.22.쇠날. 흐림 옥영경 2022-06-04 453
5951 2022. 4.21.나무날. 흐림 옥영경 2022-06-04 442
5950 2022. 4.20.물날. 맑음 옥영경 2022-06-04 349
5949 2022. 4.19.불날. 맑음 / 물꼬에 처음 왔던 그대에게 옥영경 2022-05-16 571
5948 2022. 4.18.달날. 흐린 오후 옥영경 2022-05-16 421
5947 2022. 4.17.해날. 맑음 / 교실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 옥영경 2022-05-07 1643
5946 2022. 4.16.흙날. 맑음 / 달골 대문 쪽 울타리 옥영경 2022-05-07 575
5945 2022. 4.15.쇠날. 맑음 옥영경 2022-05-07 440
5944 2022. 4.14.나무날. 비 근 아침, 흐린 종일 옥영경 2022-05-07 500
5943 2022. 4.13.물날. 흐리다 정오부터 비 옥영경 2022-05-07 409
5942 2022. 4.12.불날. 맑음 옥영경 2022-05-07 414
5941 2022. 4.11.달날. 맑음 옥영경 2022-05-07 409
5940 2022. 4.10.해날. 맑음 옥영경 2022-05-07 394
5939 2022. 4. 9.흙날. 맑음 옥영경 2022-05-05 49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