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7.달날.맑음 / 내 삶을 담은 낱말

조회 수 1270 추천 수 0 2005.10.19 12:13:00

2005.10.17.달날.맑음 / 내 삶을 담은 낱말

자기 마음의 소망을 담은 낱말, 자기가 사랑하는 것들,
그리고 나아가고자 하는 삶을 닮은 낱말 찾기를 했습니다.
그걸 배움방 공책의 제목으로 삼아 표지를 만들기도 하였지요.

나현; 산국
채은; 들꽃뫼꽃
도형; 너른 세상
하다; 평화
채규; 차돌
령 ; 우주

마치 별명처럼 아이들을 오늘은 죙일 그 이름으로 불러주었답니다.

웬만큼 가을걷이를 끝낸 농사부는
살림살이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젊은 할아버지는 겨울이 오기 전 꽃밭을 두루 살피시고
나머지 남정네들은 창고 세 군데를 계통(?)있게 정리합니다.
아이들은 마늘 놓을 밭을 매고 곶감집 남새밭을 더덕밭으로 일구고
호박을 따 들였습니다.

입학원서철을 앞두고 사람들 발걸음이 잦습니다.
오늘도 김천에서 상주에서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오는 사람도 맞는 사람도 생각 많지요.
자기 고집이 있어야 이런 산골 들어와 살겠다,
이런 학교 보내겠다 할 수 있는 반면,
또 들어와 살아내는 데는 바로 그 고집(욕심을 더한)과 싸워야 하는 역설이라니...
들은 게 많고 아는 게 많은 것이
외려 진리를 바라보는 눈을 흐리게 하는 모순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자기가 '안다'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모르는'일인지,
그 앎이 얼마나 많은 진실을 가로막는 벽인지를 이곳에선 자주 경험하지요.
살면 살수록 생의 그 단순함에 고개 끄덕이게 됩니다.
자기 것은 고스란히 안고 이곳에서 얻기만 하려든다면
틀림없이 그는 이 산골을 다시 떠나야 할 것입니다.
잠시 온 생이라 하나
내가 앉은 자리에서 영원히 살 듯 해야는 게 또 우리 생 아니던지요.
지난 봄학기 겪었던 큰 어려움 하나는
어째 공동체에 머무는 이들이 모두 임시로 사는 듯한,
그래 저 역시 집이면서 늘 남의 집에 있는 듯했던 분위기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는 이곳이 집일 수 있는 사람들과 살고 싶습니다,
잠시 머물다 일어서더라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42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820
6641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311
6640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019
6639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662
6638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538
6637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482
6636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470
6635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446
6634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416
6633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380
6632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360
6631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233
6630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187
6629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761
6628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730
6627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657
6626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657
6625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618
6624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529
6623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48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