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매곡에서 산불이 났더랬다, 오늘 아니고 지난 22일에.

안동이며 여러 곳에서 불이 났던, 바람 아주 많았단 그때.

오늘 그 전말을 듣다.

일흔 노인이 화목보일러에 불을 때고 대숲에 재를 치웠는데,

치운지 닷새 지나 숨어있던 불이 강한 불로 되살아났던 것.

어이쿠, 물꼬도 본관 화목보일러에 재를 퍼낸다.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불조심.

재를 긁어내 바로 언덕 아래 숲에 버리지 않고

미리 문 앞쪽에서 잘 식혀 내보내라 학교아저씨한테 다시 이르다.

불을 냈던 할아버지는 조심하고 조심하며 늘 재를 치워왔을 텐데,

이번에 벌금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새벽 6시에야 잠들어 아침 9시에 이부자리를 걷다.

한동안 비우고 돌아오면 쌓여 있는 일들이 그러하다.

사택으로 들어오는 수도관이 터졌다는 이장님의 연락으로

그 사이 울리는 전화에 깨기도 했네.

봄이 된 거다.

겨울을 이겨낸 관들이 틈을 보일 거라.

시작은 수도관이네.

수년 전 마을 전체 수도관을 새로 깔았으나

사택 쪽 몇 채는 예전 관을 그대로 쓰고 있다.

이제 할머니들 돌아가시고 사택만 그 관을 쓰고 있는.

쓰느냐 물어왔고,

그렇지 않으면 전체 밸브를 잠가 아주 폐기하겠다는 뜻이었다.

써야지. 사람이 살면 물이 있어야지.

사는 동안에는, 우리가 학교를 쓰는 동안에는 계속 써야 할.

마을에서 곧 다음 작업 일정이 나오겠지.

우리도 손을 보태야 할 게다.

 

달골의 어제 멈춘 모터는...

들여다보니 탄내가 났다.

이웃마을에서 기사가 다녀갔다.

모터를 갈아야겠단다.

일단 풀어서 인근 도시로 가져가 봐야겠다.

고칠 만하면 고치고, 안 될 때야 새로 사서 달아야지.

좀 무겁다.

내일 마침 준한샘 들어온다 하기 그 편에 보내보려 한다.

물도 멈춰봐야 귀한 줄 또 알지.

물이 멈추면 먹을 물은 또 얼마쯤 학교에서 올린다지만

수세식 화장실도 문제다.

그래서도 생태화장실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거다.

삶이 독립적이려면 더욱 그러하다.

개울에서 물을 길어다 썼다.

겨울에 산판이 있었던 터라 개울이 흙과 나뭇가지들로 거의 덮여버렸다.

개울에 웅덩이를 만드는 일은 커다란 돌 하나만 치워도 간단하다.

좀 걷어내고 씻고 치울 물을 확보하다.

2월 어른의 학교는 학교 본관에서 자자 그랬다.

겨울계자 때 무척 푹했던 모둠방이라

겨울 일정에서 남은 땔감으로 나면 좋겠다고 한.

달골 지하수 모터를 당장 고치기는 해야겠지만 이번 일정에서 쓰자면 마음이 얼마나 쓰이고 손발은 얼마나 동동거렸을까.

늘 일이 되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고맙다.

 

농협 첫 대의원총회를 다녀오다.

사람의 생각이란 참...

글쎄 여전히 면소재지에서 보면 되는 일인 줄 알았네.

통폐합되고 본점이 황간인 걸 잊었던 거라.

그것까지 내 삶에서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상촌점에 이르러서야 뭔가 싸늘한 느낌.

, 여기가 아닌 게다.

주차하면서 얼른 전화를 넣었다.

착각해서 좀 늦겠노라고.

투표가 있는 날이었는데, 끝번으로 기표를 할 수 있었다.

수당과 식비가 든 봉투를 들고 나왔는데,

하는 일에 견주면 과하다 느꼈다가

대의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 될 비용일 거라.

정관을 챙겨오다.

거수기 노릇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려면 뭘 알아야 할 것.

 

나간 걸음에 주말 일정에 쓰일 식재료를 들인다.

들어오면서 마을 한 이웃에 들리다.

어제 밥을 나누었더니

당장 말려놓은 취나물과 고사리를 나눠주시다.

낼이 대보름, 맞춤했네.

틈틈이 말려두었던 가지와 호박과 망초와 고구마줄기,

거기 무나물과 콩나물을 더하면 여덟 가지 나물이 밥상에 오를 수 있겠다.

한 밤 내다보니 아직 이슬비 내리는데 달이 희뿌염하게 떴다.

달집도 태우려지.

 

한동안 몇 차례 타일들을 손봤더니

어디고 깨진 거라든지 줄눈 부위에 생긴 문제들이 보인다.

오늘은 한 곳에 들고 일어난 줄눈을 못으로 긁어내고,

보수용 줄눈이제로 나오는 작은 통을 사둔 것 있어 작업하다.

자꾸 눈에 걸려 마음 쓰이는 것보다

바쁜 틈이라도 짬을 내 해치려버려야 시원할.

나름 진단도 해보지.

아마도 줄눈이제로 쓴 백색시멘트를 섞어서 쓸 때

충분히 저어주지 않아 생겼을 문제로 보였다.

다시 작업하는 일이 있을라치면 그때는 물을 섞을 때

아주 충분히 풀어주고 쓸 것.

 

출판사와 올해 내는 책 집필 일정 협의.

지난 새벽에야 부랴부랴 메일을 보내고,

아침에 이편의 뜻대로 하자 답변을 받다.

정리하면, 낼모레 얼마쯤을 쓴 원고(아들과 공저. 독서 관련 건)를 일단 보내 편집자와 전체 톤을 잡고

(출판사에서 기획한 원고는 그래서도 좋다. 전체 원고를 다 써놓고 검토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일단은 멈춘다.

팬데믹시대 교육 제언(이건 혼자 하는 작업이니) 건을 410일까지 마감.

다음으로 멈춰둔 독서 건을 다시 잡고 531일 마감.

의대를 다니는 아들의 실습이 5월 한 달 방학.

4월에 틈틈이 쓰고 아들 분량은 5월에 더해서 마감하겠다는 의미.

 

낼 정월대보름에 쓰일 나물들을 주욱 불려놓고 부엌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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