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른의 학교를 끝내고 사람들이 나가고
오늘은 대처 식구들이 나가고.
종일 비가 내리고 또 내렸다.
아침뜨락에 심은 튤립에 깊이 물을 흠뻑 주어야 하는데,
비가 내리더라도 땅을 깊이 스밀 만큼일지 몰라 물을 주려했는데,
걱정 없이 내려주는 비였다.
밤, 굵어지는 비.
2월은...
‘겨울90일수행’을 갈무리하고,
겨울이 훑고 간 학교를 돌보는데 주로 보냈더랬다.
여러 차례 달골과 학교의 눈을 쓸었고,
설을 쇠었고 ‘어른의 학교’를 끝으로 2020학년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난.
고래방 뒤란 창고 너머, 우물 곁 비닐하우스도 치워냈다.
흉물스럽게, 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저 뒤에 있다고 외면해왔던.
있으면 또 쓰이겠지 하기도 했던.
걷어내기로 했다. 창고 역할도 제대로 못했고, 어느 순간 쓰레기더미 쌓였으므로.
파이프 뼈대도 다 들어냈다.
그러니 또 우물 둘레들 너저분한 나뭇가지들이 보이는 거라.
그리하여 한동안은 학교 동쪽 개울가를 따라 마른 풀이며 잔가지들을 정리하였다.
이제는 창고로 쓰이는 옛 비닐목공실도 정리하고, 봄이 오면 첫째로 정리하는 공간이다,
새끼를 꼬아 김치통 둘레도 날리는 짚들을 정리하다.
어른의 학교를 끝내니 3월 초하루가 되어 있었다.
출판사에서 챙겨서 김경란 문화시대를 보내오다.
듣다.
나는 잘 웃는 사람이구나...
2월 어른의 학교 등록상황을 들여다본다.
거참... 형편이 어려워도 등록비를 꼭 챙겨서 보내오는 이들이 있다,
어디 가더라도 그리 먹고 그리 쓴다고,
그냥도 올 수 있는 이곳인 줄 알면서도.
또, 품앗이거나 논두렁인데도 일반참가자로 등록하는 이가 있다.
몰라서가 아니라, 할 수 있을 때 그리 한다는.
서른도 되기 전에 그들은 어떻게 그런 마음들을 내게 된 걸까,
그런 마음을 어디서 다 배운 걸까...
이 먼 변방에 살아도 예까지 와서 그리 가르치고들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