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17.물날. 맑음

조회 수 362 추천 수 0 2021.04.24 01:39:05


 

갑자기 일제히 피어버린 봄꽃들이다!

뭘 그리 재촉들 하셨나,

이래도 저래도 한 생 사는 걸.

 

요렇게 모여서 조개 쪄먹었어요, ㅎㅎ

서울서 품앗이샘 넷이 모인 사진을 보내오다.

물꼬에서 인연 지어져 그 연이 아름답게 이어가니 좋다.

고마운 일이다.

 

눈만 뜨면 먹는다,고 할 만하다.

출판사에 보내야 할 원고에 대한 부담감이기도 한 듯.

 

당시 어떤 책을 읽고 있느냐에 따라 쓰는 내 글도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있느냐가 내게 미치는 영향처럼.

애초 자신의 글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닮는 것은 물론이겠지만.

얼마 전에 보낸 원고 하나는 나도 읽는 편집자도 흡족하지 않았다.

그때 들고 있던 책 하나가 미친 영향도 적잖다는 생각을 문득했다.

핑계라기보다 까닭 찾기 뭐 그런 걸로다가.

수십 쇄까지 찍은 그 책은 적절한 사진과 함께 읽기 수월했는데

이 시대 2,30대 감성에 잘 맞을 것 같았다.

책의 주요 소비층(읽는 것도 그러한가 모르겠지만 책을 사는 계층)이 그들이라 했다.

책은, 가벼웠다. 읽고 나니 마치 휘발성 물질이 사라진 것처럼 무엇도 남지 않았다.

지금 두터운 책 하나를 읽고 있다.

당연히 두껍다고 좋은 책이란 말은 아니다.

두꺼워도 그 두께에 부끄럽지 않은 책이다.

그리 많은 낱말을 담고도 읽기가 편하도록 쓴 책, 훌륭했다.

그리고 읽는 이가 충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은 뒤에 이어질 글쓰기가 당장 뭔가 나아질 것만 같은.

글쓰기가 한 단계 오르기는 쉬운 일 아닐 줄 알지만.

 

일전에 참고도서를 하나 찾느라 인터넷서점을 뒤적이다가

마침 딱 걸맞는 제목은 하나 찾았다.

키워드로 넣은 제목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옳다구나 반가이 뒤적였다, 사야겠구나 하면서.

잘 모르는 책은 아무래도 평을 보게 된다. 그런데 평이 없다.

작년 중반기에 나왔으니, 아직 읽은 이가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

다른 인터넷서점으로 갔다. 역시 평이 없다.

다음. , 한줄 평이 있다.

책으로 낼 만한 건 아니었다,고 쓰고 별 세 개를 주고 있었다.

한 교육잡지에서 주제에 맞춰 가려 뽑아 역은 책이었는데,

선집의 한계가 있긴 하여도...

출간한 내 책들을 생각했다. 나는 책으로 낼만한 글을 썼던가...

사기로 했던 마음을 접었다. 당장 쓸 주제에 찰싹 잘 맞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지만

가벼운 책이 내가 다룰 주제를 통찰할 힘보다 시간을 뺏을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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