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30.해날.흐림 / 나의 살던 고향은

조회 수 1503 추천 수 0 2005.11.01 19:39:00
2005.10.30.해날.흐림 / 나의 살던 고향은

불탄 된장집 재며 쓰레기며 이제야 치워내고 있습니다.
현장소장님까지 힘을 보태셨지요.
태석 삼촌이 간 자리로 아이들이 오고
식구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르신 한 분을 뵈러 평택까지 가야했는데
덕분에 아산방조제를 첨 보았더라지요.
산골짝 사니 물 그리웁기 더하겠지요,
짠물 그립기 더했겠지요.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내고 있다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었다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 '뻘 같은 그리움'


문태준님의 시 한 편 읊조리며
우리 새끼들과 하고픈 일이 참말 쌓였구나 했더랬습니다.
머잖아 갯살림을 연구하러 떠나는 학기가 기다리고 있다지요.

참,
길눈 어둔 운전수를 잘(?) 만나 매향리 어귀 느티나무 줄 선 긴 길을
터벅거리며 걸을 수도 있었지요.
갯벌은 물이 차고 있었더이다.
언젠가 함 보지 싶던 매향리...
그 위로 대추리에 걸린 팻말도 생각켰지요.

나의 살던 고향

나는 지금도 미군부대 철조망 안
나의 고향 구대추리에서
열다섯 살이 되어 뛰노는 꿈을 꾼다.
한 번 잃어버린 고향인데
또 다시 지금의 대추리를 잃어버려
두 개의 꿈을 꿀 수 없기에
오늘도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싸움이 이기는 날
그날을 위해 고향을 지킨다.

2005.4.27.대추리 주민일동

아이들이랑 함께 해나갈 일이 정말로 많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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