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삼경, 고라니가 울부짖는다.

문 앞 언덕 아래까지 와서 부시럭대기도.

불빛이 있는데도 말이다.

문을 열고 소리를 지른다,

그들에게 놀이터를 내주자면 밭에서 먹을거리를 얻는 것을 포기해야 하니.

 

이레 단식수행을 하자면 그 앞으로 이레를 감식하고,

그 뒤로 이레를 복식(회복식) 한다.

12일부터 이레 밥을 끊으니 오늘부터 감식을 해나간다.

하루 세끼씩 따져 스무한 끼를 서서히 줄여갈 수도 있고,

세끼는 같은 양이되 하루씩 차츰 줄여갈 수도 있다.

앞의 방식은 계산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

대체로 뒤의 방식을 선택한다.

 

남도 어르신이 풋마늘김치며를 보내신다 연락이다.

마침 새 김치를 담지 못하고 있는 여러 날이었다.

이때면 풋마늘을 데쳐 무치기도 하고 장아찌도 담고 김치도 담는.

그렇게 또 이곳 손을 덜어주시네.

 

글 쓴다고 모든 시간이 글이 되지는 않는다.

빈둥거리다가 자정에야 앗!

그리고 아침 6시까지. 그 사이로 가끔 빈백에 몸을 묻기도 하고.

손가락 끝도 생각한다!

안 된다 안 된다 하면서도 그래도 나아는 간다.

410일 마감하자면, 이제 절반 남았고,

아니 정확하게는 여섯 장을 썼고, 네 장이 남았다.

장당 두 꼭지씩 열 장, 그러니까 스무 꼭지.

열두 꼭지를 썼고, 남은 날은 하루 한 장 두 꼭지씩 여덟 꼭지를 써야 하는.

하루는 남겨야 여는 글과 닫는 글을 쓸 수 있을 테고.

보내기 전날 전체를 훑어는 봐야지 않겠는지.

마침 마감키로 한 날이 흙날이라

해날 차를 달이고 사람들을 보낸 뒤 전체를 다시 읽고

출판사 출근 시간 맞춰 마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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