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 참 좋다.

4월은 단식수행에도 좋은 달. 하기야 사태진 꽃들 사이에서 무엇이 좋지 않을까나.

달골 대문 왕벚꽃이 지니 달골 땅 끄트머리에 있는 산벚꽃이 피었고,

자두꽃을 서서히 밀치며 살구꽃과 배꽃이 흐드러졌다.

달골 뒤편 산에도 산벚꽃 눈부시다.

 

조금 무리한 시작이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단식수행에 온전히 집중하자고도

그전까지 여러 일을 정리하는 바.

밤을 새며 여러 날 글을 쓰고, 단식수행 전날 사람들과 찻자리를 잡고,

거기까지야 준비기였지만

첫날 속을 비우며 여러 시간 운전하여 뜻밖의 부고에 조문을 하고,

이튿날 밤에 못다 한 원고 퇴고로 또 밤을 새고.

하하, 비로소 오늘 온전히 여는 단식수행 첫날인 양!

해건지기.

아니 초잉 돌마의 만트라가 동행했다. 연규샘이 알려준 것이었다.

아침뜨락을 걸었고, 오전에는 아침뜨락에 들어 풀을 맸고,

오후에는 이번 단식에 동행하는 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새로운 일을 꾸려가며 닥치는 문제들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앞에 가는 이가 뒤에 오는 이에게 길라잡이 되는 것은

책무이고 기꺼운 기쁨이라.

그이가 명상 관련 작은 공간을 꾸리게 되었는데,

현재 하는 진행이 어떠한지,

여러 유형으로 드러나는 사람들의 특징을 좋은 방향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오랫동안 사람을 맞아온 물꼬이니 이곳에서의 시간에 대해 전하다.

반면교사라고 때로 잘하지 못한 것도 전하면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을.

다른 때라면 말도 가능하면 삼가는 단식수행인데,

이번에는 또 일정이 이러하다. 늘 형편대로!

저녁에는 각자 수행하고 책을 읽고 쉬다.

사람이 삼시 세 때 먹는데 쓰는 시간이 솔찮다.

그 일을 더니 이리도 헐렁한 하루라니!

 

무엇을 하나 좋은 안내자, 또 처음의 경험이 중요할 지라.

처음 단식을 하는 이에게 단식이 지나치게 힘든 일이 되지 않도록 잘 안내하려는 시간들이다.

체온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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