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나 우박이 지나고 돌풍도 분다 했으나

해가 쨍했고, 그래도 그냥 가기 섭섭했던 소문은

짧은 두어 차례의 빗방울을 뿌렸다.

자정에는 바람이 퍽 거칠었다.

 

이른 아침, 아침뜨락에 들어 어제 심은 창포에 물을 주고 나오다

달못 가 배롱나무에도, 물이 모자라 뵈는 자작에도 물을 주다.

들어간 김에 밥못 둘레 바위 사이 마른 풀 혹은 쑥이며 개망초며 뽑아내다.

그제 밥못에 넣어준 부레옥잠과 물상추가 한쪽으로 밀려 끼리끼리 모여 있었다.

지난겨울 못에서 부레옥잠과 물상추를 건져 집안으로 들여

몇 공간에서 월동을 해보려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인근 도시에서 들어오는 이편에 부탁한.

 

차를 달이기로 한 날이다.

수수꽃다리 꽃을 따다가 물에 띄웠다. 맞이꽃이라.

인근 도시에서 젊은 할머니 한 분 건너오시다.

같이 그림을 그리며 만나 벗이 되었고,

아침뜨락의 측백나무 분양에도 동행하셨더랬네.

언젠가는 파김치와 열무김치를 나눠주셨댔다.

물꼬에서 담가서 나누는 일은 흔해도

음식을 밖에서 들여 주는 이는 드문 일,

누가 해주는 김치를 먹는 이들은 가끔은 부러워한다고 했더니.

코로나19로 오래 보지 못했고,

언제부터 온다던 걸음을 내시다.

멧골서 귀한 과일과 빵을 챙겨오셨네.

국수를 냈다. 커피도 갈아서 내렸다.

물꼬 한 바퀴, 아침뜨락 걷기, 그리고 차를 달였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기분 좋음.

손주가 아홉 살, 초등 여아를 어디 보내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보낼 곳이 생겨 좋다셨다.

 

제습이와 가습이 산책을 시키고,

나리꽃모종을 학교 사택에서 좀 뽑아 아침뜨락으로 들어갔다.

또 그만 어둑해졌네.

그래도 어여 심는 게 낫지.

아침뜨락 수로 휘돌아나가는 가 쪽으로 줄 세워 심다.

며칠 전 대나무 수로 지나 왼편으로 꽃창포 심은 안쪽으로.

여든 포기는 족히 될 게다.

물을 가득 주었다. 내일 물기 빠지면 꼭꼭 잘 세워주기로.

 

출판사 쪽에서 벌써 출간 일정을 잡겠다는 연락이 왔다.

아직 원고 수정도 들어가지 못했는데,

6월 연어의 날에 맞춰 내고픈 욕심이 있긴 해도

그리 서둘 건 또 아니다먼저 잡힌 출간 일정들도 있을 게다 했는데,

서둘러 교정하라는 말일 테지.

일단 한 호흡 쉬고. 5월 중순은 돼야 손을 댈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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