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길고 긴 이 멧골,
지구 온난화에도 이곳은 여전히 겨울이 그러하다.
온난화의 영향이 추운 곳은 더, 더운 곳도 더 강화된다고도 하던가.
대개 5월 초하루가 되어야 겨울 파카나 패딩, 코트, 점퍼를 빤다.
오늘이 5월 첫날, 옷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겨울옷이었다.
다시 입었다.
강원도에는 눈 내리고 있다는 소식.
물꼬는 괜찮냐고 안부들을 물어왔다.
혹한도 지나 왔는 걸 무에 대술까.
그런데 사람이 문제가 아니다.
고추모종들이며 새로 심은 어린 나무들은 어쩌나.
그런데도 꺾이지 않는 풀의 기세라.
학교의 숨꼬방 앞에 또 언제 저리 풀이 자랐나.
학교아저씨가 매고 있었다.
오전 10시 비 내렸다.
비는 긋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여우비처럼 환한 속에 내리기도 했다.
이웃마을에 건너갔다 왔다.
한 소설가의 초대로 지역의 또래들이 몇 모였다.
얼마 전 물꼬에서 차를 달여낸 것에 대한 답례였다.
빵을 구워 갔고,
가서는 가죽나물과 김치로 부침개를 부쳤다.
주인장이 두부와 묵을 내놓았다.
한 교육공간이 문을 닫으면서 나온 몇 가지 유용한 물건들이
물꼬행을 기다리고도 있었다.
실내슬리퍼며 스탠드며 이름표며 요긴한 것들.
원기샘이 남석샘 편에 보내준 것이었다.
“얼굴 본 김에 날 받읍시다!”
달골 창고동 벽면에 있던 그림이 다시 페인트를 칠하면서 사라졌다.
아쉬웠고, 그려야지 하던 참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남석샘이 같이 작업을 하겠다고 약속했더랬다.
날을 받았다. 11일께 좋겠다고.
뭘 그리면 좋을까?
들꽃 무더기 그려 넣으려 한다.
달골에서 나는 것들이면 더 좋겠다 싶다.
독서 관련 책(류옥하다와 옥영경 공저)을 먼저 계약했으나
류옥하다의 병원실습으로 일정이 미루어졌다.
교육에세이 하나를 먼저 내기로 했고,
초고를 출판사로 보냈더랬다.
오늘부터 1차 수정에 들어가기로.
손을 못 대고 하루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