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해날. 갬

조회 수 315 추천 수 0 2021.06.09 08:09:48


 

추웠다.

강원도에는 어제 눈 내렸다 했다.

그래도 풀은 힘이 세다.

숨꼬방 앞 침목들 사이도 풀 무성하다.

어제 오전 학교아저씨가 잠시 매다가 비가 내려 멈췄던 자리였다.

풀을 맸다.

 

대처 식구들 반찬을 만들어 보내고, 이웃집에 건너갔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책을 읽는 엄마였다.

그렇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마을 사람 모두의 사정을 아는 건 아니다.

젊은 사람이 두엇 귀농해 있으니.

작년부터 그가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데,

오래 얼굴 보지 못해 차 한 잔 나누자 말 넣었더랬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자꾸 물어왔다.

한 마을에 살면서 얼굴 한 번 보기가 이리 어려운 게 무슨 사람살이냐고 답했다.

워낙 바쁜 사람이니까...”

그래서 일없이 오지 않았으려니 하는 말씀이셨다.

한 마을에 살아도, 코로나 아니어도 마을 사람 보는 일이 드물다.

특히 학교는 앞뒤 마을 한가운데 있는 데도 

때로 아주 먼 곳 다른 세계가 꾸려지는 공간.

정말 얼굴 보자는 거여요.”

코로나19가 이 산마을까지 벽을 만들 때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그 상태로 다시 봄을 맞고 여름도 건너갈 줄을.

돌아오니 마침 들어온 바깥샘 하나가 치즈케잌을 들고 왔다.

그 엄마가 좋아하는 케잌이었다.

절반을 잘라 다시 가서 들여 주고 왔다.

 

지난 4월 아들이 보내준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울엄마 먹을 거 없어지는뎅...’ 하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Seaspiracy); 바다(Sea)에 얽힌 음모(Conspiracy)’

이제야 챙겨보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 오염의 주범이라는 빨대는 겨우 0.03%.

정작 플라스틱 그물 같은, 어업이나 어업쓰레기가 50%가 넘는다고.

기후변화도 해양오염도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이 아니라 어업 때문이라는.

하지만 환경단체들이 해산물판매협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지속가능한 어업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문제를 덮고 있단다.

바다는 지상의 열대우림보다 이산화탄소 전체의 93%를 머금고 있다(머금어 준다?)는데.

남획이 문제, 상업어업이 문제다.

그건 동물도 마찬가지.

지나치게 많은 육식소비가 환경오염의 큰 주범 아닌가.

결국 생선 먹지 말라고?

적절하게 먹어야지. 육식 또한.

그런데 내용을 선명하게 만들기 위한 극적 연출로

다큐멘터리가 현실을 과장했다는 비판도 있는 모양.

이런 주장일수록 과장 없는 기록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이번에 내는 교육에세이 원고의 1차 수정을 5월 첫 한 주로 잡아놓고

아직 손은 대지 못한 채 이틀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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