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차다.
그래도 풀은 기세를 꺾지 않는다.
달골 기숙사 앞마당을 이른 아침부터 맨다.
다 하려 들지는 않고.
이웃집 철사울타리 앞쪽만 먼저 뽑는다.
지난겨울 계자 전 학교 본관에 양변기 두 기를 들였다.
그 정화조를 뒤란으로 묻었는데,
아직 그 둘레는 땅이 파헤쳐진 채 있었다.
거기 숨꼬방 앞에 쌓여있던 흙더미를 파서 옮겨 채우고 골랐다.
이번에 내려는 책 원고의 1차 수정을 놓고
사흘째 날만 흘려 보내고 있다.
부담감만 커지고 있는.
오늘은 이번 책의 편집자가 보내준 책 세 권이 들어왔다.
하나는 공부에 대한 대담을 역은 책인데
“우리 책과 그 포맷은 다르지만, 다루고 있는 주제에서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또 하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우리들)의 시선과 태도, 생각을 고민하게 하는 책.
더하여 편집자가 자신이 몇 해 전 편집했던,
일본 인류학자가 쓴 몇 지역의 아이들 이야기였다.
“세부 주제로 보면 연결점이 없을 수도 있지만,
큰 주제로 볼 때 위의 두 책 주제를 모두 아우를 수도 있죠.”라며.
수정을 못 할 땐 읽기라도 챙기기로.
책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