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5.물날. 맑음

조회 수 289 추천 수 0 2021.06.09 08:11:53


 

어제는 춥고, 오늘은 더웠다.

오전에는 햇발동 앞 풀매기를 계속했다.

원고 수정으로 잡은 기간인데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일이 있을 때라면

더욱 몸을 쓰는 일정 정도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뭐 좀 조화로운 것 같아서.

아침뜨락을 들었다가 미궁에서 밥못 오르는 길 풀도 뽑다.

명상정원에 드는 대부분의 시간이 곧장 걷는 일만 없다.

잠시 하자 싶지만 잡으면 또 한두 시간이 훌쩍이다.

느티나무 삼거리의 장승 앞으로 기왓장 몇 장 얻어다 둔 곳에

흙을 넣고 다육이도 옮겼다.

아래 학교에서는 학교아저씨가 운동장 둘레 풀을 정리했다.

내일은 예취기를 돌리실 거라지.

 

간병휴직을 신청하여 3년째 남도의 한 도시에 머물고 있는 교사가

안부를 물어왔다.

새내기 교사였던 그가 어느새 혼인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 아이가 계자를 오고 있다.

남편의 일터 가까이 이사를 하고,

도시에 살다보니 집이며 차며 아이교육이며 여러 가지 신경쓸 일이 많다,

영동이 그립다,

이사를 하고 짐 정리를 하는 가운데

물꼬에서 받은 엽서를 냉장고에 붙이며 안부를 전하노라 했다.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물꼬 오고 싶다고.

반가웠고, 잊히지 않아 고마웠다.

여긴 조심조심 일정을 이어가고 있노라고 전했다.

각자 방역수칙을 2주쯤 잘 지키고들 와서

일정을 진행할 땐 대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고.

 

얇은 에세이 한 권 읽었다.

글이 가지런하고 따뜻하고 정성스러웠다.

성실했고,

한편 단호하고 엄격했다.

글은 이렇게 찬찬하게 쓰는 거구나,

솔직함이 힘이구나,

그 문장들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기도 했다.

책 같지 않은 책들이 쏟아진다 비난들을 해도

여전히 훌륭한 책들은 많고,

허나 모범 글은 많지만 배우기는 또한 어려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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