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시작되면서 늦어도 아침 7시면 들에 가 있다.
밭이나 논이라는 말은 아니고 풀들 속으로.
세 시간여 움직이다 들어온다.
오늘은 달골 대문을 들어서는 마당에서
쑤욱 키가 자란 개망초며 질경이, 쑥, 꽃마리를 뽑았다.
토끼풀은 두기로 했다.
살리는 거면 꽃이고 뽑으면 풀이다.
학교에서는 학교아저씨가 아침저녁 예취기를 돌리는 중.
다 저녁에 맥문동 한 가마니가 왔다.
더러 여러 작업 현장에서 나오는 맥문동은
그것을 추리고 뿌리를 가르고 다듬는 게 더 일이어(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패 내서 버리고 말지 굳이 쓰겠다고들 하지 않는다고.
“그거 저희 주면 좋겠어요!”
말을 뿌리면 씨앗이 맺힌다. 소문내야 한다.
그렇게 온 맥문동이었다.
아침뜨락 옴(ॐ)자(字)에 심으면 좋겠다 싶었다.
키 낮은 것들을 심고 싶었으나 쉬 얻는 건 키가 멋대로들이었다.
그것마저 한 가지만 심겨진 것도 아니고
때에 따라 들어오는 걸 이어 심는.
옴 자 아래 3자 같은 부분만 해도
샤스타 데이지와 비트, 그리고 빈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을 채울 것을 둘러보고 있던 참에 들어온 맥문동.
마침 키도 얼마나 적당한 그네인가.
땅을 패고 풀을 뽑았다.
그리고 햇발동 데크에 엉덩이를 걸치고 맥문동을 다듬기 시작했다.
차츰 어두워지고 있었다.
아직 못 다 했으나 더 깊이 어둡기 전에 손을 놓다.
심는 것까지 이 저녁에 하리라 했지만.
낼 아침에 이어 가리라.
제발! 어둑하도록, 밤늦도록 바깥일 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