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빈들모임(5.28~30) 갈무리글

조회 수 337 추천 수 0 2021.06.30 22:57:46


 

아래는 5월 빈들모임을 마치고 남긴 갈무리 글.

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기다(그게 아니라면 한글 프로그램이 잡아주었거나).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고치고, 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다면 옮긴이가 주()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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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Tira-mi-su! 나를 위로 끌어 올리다!

 

- 5월 빈들모임에서 내가 한 일-

 

1.아침뜨락 돌아보기 2.아침수행 3.줄딸기, 오디 따먹기 4.잡초뽑기 5.감나무 잎 따기 6.감나무잎차, 뽕잎차 만들기 7.차 마시기

 

아침뜨락 돌아보기: 5월의 아침뜨락은 또 달랐다. 보아도 보아도 매번 다르고 매번 아름다운 것은 나에게 행복함을 선물해 주었다. 거기에 우리들의 이야기, 꽃나무와 하는 이야기, 꽃에 있는 우리들의 추억거리까지 녹아 들어있어 참 소중하고 기분좋은 장소가 되었다.

 

아침수행: 티벳대배백배: 아침수행을 하며 어제 먹은 음식들로 가득 찬 나의 몸을 세탁하듯 돌렸다. 든든히 먹은 만큼 힘이 넘쳐 수영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백배를 하며 어떠한 생각, 욕구들이 스쳐가며 점점 작아졌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요즘 폭발하는 식욕을 공식을 세워 해결하면 되겠구나! 앞으로 군것질을 하고 싶으면 백배를 먼저 하고 먹기. 과연 내가 백배를 하고도 먹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을까?

 

줄딸기, 오디 따먹기: 나는 나무에서 열매를 바로 따다가 먹는 경험은 성인이 되고 처음이다. 어렸을 적이야 시골 사람이라 자연스러웠겠지만 도시 생활이 익숙해진 나는 또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자연이 주는 선물의 위대함과 경이로움 그리고 나를 살려내는 나의 노동. 흥미롭고 기분좋은 경험이였다. 몸을 움직여 얻어내는 만족감. 아이좋아!

 

잡초뽑기: 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었다. 순환된 표현으로 내 속 응어리 잡아 뽑아 버리기 히히히히. 뽑으면 보이고 뽑으면 보이고 점점 몰입이 되면서 내 몸이 움직였다. 누가 이기나 보자라는 마음이였던 듯하다. 잡초는 참 끈질기지만 그럼에도 뽑아내야 하는 것은 흘러가는 대로 놓아버리면 내가 가야할 길을 잃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도 마찬가지. 흘러가는 대로 놓아버리면 나의 길을 잃어 잡초 속에 괴로워할 수도 있겠구나. 단순 노동인 잡초를 뽑다가도 자꾸 사색이 드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있듯 하다. 또 인생에 있어서 큰 결정을 해야할 때인 것 같기도.

 

감나무 잎 따기: 날씨가 너무 좋았다. 파란 하늘, 나무로 산들로 둘러싼 초록 배경. 황홀했다. 감나무 잎 따기를 빙자한 사다리 오르기, 나무 타기, 컨테이너 위에 올라가기. 이런 엑티비티 만으로 충분히 즐거웠다. 사실 시골살이에서는 일상이며 세발의 피이기도 할터. 나는 잠시 아주 잠시 들려 쉬엄쉬엄 감나무 잎을 땄다. 그래도. 힘을 합치니 우리 먹을 정도는 나왔다. 재미있어야 움직이는 나란 사람 참 이기적인 것 같기도.

 

감나무잎차, 뽕잎차 만들기: 차를 만들기 위해 잎을 깨끗이 씻고 말리는 작업으로 오랜시간을 보냈다. 세척과 건조에 시간이 들었고 찌고 볶고 하는 것은 금방 했다. 차 한잔에 이런 노고와 시간이 들어 간다는건 알아도 안 해보면 그만큼은 모른다.

 

차 마시기: 예쁜 그릇과 맛있는 다과도 준비해준 옥쌤의 센스에 감격했다. 달이 뜨고서야 마실 수 있었던 차 한잔. 만들고 나서 바로 먹으니 고소함이 더 한 듯 하다. 앞으로도 차 한잔에 나의 하루를 쓰는 것을 기꺼이 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차 한잔도 안될 수도 있는데 내가 기꺼이 할 수 있을까? 시골에서의 행복은 어쩌면 저울이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 아니! 그냥 하면 된다고!! 식이니까.

 

이번 빈들모임을 통해서 차 만들기를 경험해 보았다.

평소에 그리 좋아하는 인데 나는 너무 손쉽게 들이켰던 것 같다.

 

이제 를 보면 이건 어떤 잎일까?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을까? 몇 번 볶았나? 삶았나? 무슨 색이지? 맛을 어떠지?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도 잊지 않을 것 같다.

 

이번 모임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말동무가 되어 주었던 희중샘과 맛있는 밥을 정성으로 해주신 옥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애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윤희중:(* 빈들모임 갈무리이면서 보름 수행 갈무리도 겸한)

내 삶에 힘이 들고 지치면 물꼬에서 털어내기 마련이다. 개인사업으로 마트를 운영한 지도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부모님께서 도와주시고 있지만, 혼자서 짊어지고 가는 무게감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마찰이 심해지고 손님 접대에도 불친절하게 응대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과 심한 언쟁이 있었다. 그 후에 나는 밤에 마트를 마감하고 근처 바닷가로 무작정 떠났다. 솔직한 심정으로 마트를 운영함에 있어 불필요한 나의 행동들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 나만 없으면 원활하게 마트가 운영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종종하게 되었다. 극단적이란 단어를 떠올리면서까지도.

사람은 누구나 시한부라 생각한다 생에 있어 기간만 다를 뿐 모두가 죽음에 이르기 마련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있는 동안에 의미 있는 행복한 삶, 죽음에 이르기까지 후회 없는 삶을 살아 가보자, 35년 인생에 물꼬와 연이 닿은 나는 14년을 제외하곤 21년 동안 보잘 것 없는 인생이었다. 그로인해 좋지 못한 생각들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내 생은 누구도 정해주지 않는다,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올바른 삶, 행복한 삶을 위해 나는 물꼬를 드나든다. 옥샘께서 외출 중이었지만, 나는 그냥 물꼬에 찾아갔다. 요즘 힘들고 피곤하고 짜증났던 일들은 다 잊어버리고 물꼬 일상에 녹아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침 수행하고, 옥샘께서 바빠서 사이집에 계시다 물꼬로 합류 시점은 점심 밥상부터이기 때문에 아침 가마솥방은 내 소유였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미역국, 김치찌개, 어묵국 등 간단한 요리들을 해서 아침 밥상을 차려 삼촌과 오붓하게 먹기도 했다

지내는 동안에 옥샘과 많은 대화를 했었는데 나를 당황하게 만든 이야기가 있었다. 진실이 무엇인지 그 사람만 알겠지만, 나는 떳떳하다고 생각이 든다. 혹여 내가 개의치 않고 무심한 상황에 그 사람이 상처받거나 불편한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면, 사과를 했을 것이다.

보름간의 수행 속에 빈들모임이 있다. 누군가를 위한 맞이를 정성스레 준비하였다. 학교 전체를 둘러보고, 잠을 자게 될 달골에 햇발동과 덤으로 창고동도 훑어보았다. 혹시라도 온다던 이들이 오지 못하였을 때 우리의 준비는 물거품이 되지 않았나 그리 생각하지 않고, 덕분에 구석구석 이 넓은 공간을 어디 성한 데는 없었는지 돌아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정말로 창고동에 싱크대 수도가 터진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번 빈들은 옥샘과 진주샘 그리고 내가 함께 하게 되었고, 때때마다 기락샘과 삼촌 준한샘과 식사를 같이 하여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진주샘은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늦은 밤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 진주샘과 마주하여 첫인사가 어제 본 것 같네, 반갑다. 였다. 물꼬에서의 인연은 참 다양하다. 스쳐 지나간 인연, 어린 아이를 계자에서 보고 성장과정을 보게 된 인연, 어렸을 때 만나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된 인연, 물꼬에서 인연이 되어 밖에서도 보고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 인연, 계자를 함께 꾸렸다면, 이제는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 인연들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때로는 각자의 삶을 잘 지내다가 한 깨 모여 밥 한끼 먹을 수 있고, 수다 떨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주는 물꼬에게 늘 감사함을 느낀다.

이번 빈들 모임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주샘과 대화를 많이 한 것 같다. 진주샘은 사랑하고 아끼는 물꼬인들 중의 한 사람이다. 예전에는 잘 웃고 긍정적인 꼬맹이었다면, 이제는 서로의 앞날을 걱정해주고, 결혼에 대한 생각도 공유하게 되고, 연애 상담도 해주는 그런 인생의 동반자랄까?

참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진주샘은 여전히 웃음이 많다. 그리고 항상 밝은 에너지를 뿜뿜한다.

옥샘께서 말씀하시길 아흔 넘은 할머님이 웃음은 돈처럼 적립 되지 않아. 그러니 웃을 수 있을때 많이 웃으면 좋다 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 많이 웃으려고 노력해야겠다.

또한 진주샘의 밝은 에너지의 기운과 물꼬에 좋은 기운을 듬뿍 가져가서 개인사업 원활하게 번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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